베트남이 외국인의 주식 투자 절차를 한층 완화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25일 전했다. FTSE, MSCI 등 글로벌 벤치마크지수에서 상위 그룹인 이머징마켓으로의 편입을 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이 베트남 주식을 매입할 경우에는 ‘사전 자금’이라 불리는 매입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베트남 증시는 다른 대부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결제일을 T+2일(거래 후 2거래일째)로 하고 있으나 외국인에게는 사실상 그 의미가 없는 셈이다.
이는 증시 내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높은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하게 만든다.
따라서 베트남은 이러한 ‘사전 자금’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식 모델을 차용하기 원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곧 증권사가 외국인 고객의 주문 자금을 보증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외국인 고객은 지금 당장 계좌에 매입 자금이 없어도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그에 대한 결제는 2거래일 후에 이루어지면서 실제적으로 T+2일 결제 시스템이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해당 증권사는 외국인 고객의 주문에 대해 일정 부분 리스크를 지게 되나 베트남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증권사 SSI는 이머징 시장 내 베트남 비중을 1%로 가정할 시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패시브 펀드에서만 약 8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베트남이 이처럼 결제 시스템 개선을 꾀하는 이유는 FTSE, MSCI와 같은 벤치마크지수 그룹에서 상위 지수로의 편입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동남아 증시 중 시가총액이 가장 낮은 베트남증시는 현재 FTSE와 MSCI 모두 ‘프론티어 마켓’ 그룹에 속해 있다. ‘프론티어 마켓’ 그룹은 주로 경제 및 시가총액 규모가 낮은 국가들이 포진한 그룹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기 어렵다.
이에 베트남 증권당국은 ‘이머징마켓’ 등 상위 그룹으로의 편입을 노려왔으나 결제 시스템 등의 장애물들이 발목을 잡았다.
이 와중에 FTSE 관계자들은 지난 주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증권당국이 추진하는 새로운 주식 결제 체계에 대한 보고를 받고 베트남 증권사들과도 논의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 참석한 베트남 증권사 SSI의 레티 레 항 수석 전략 책임자는 “지난 주 FTSE와의 미팅은 긍정적이었고 2025년 9월께면 이머징 마켓 지위로 편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표명했다.
FTSE 역시 “베트남 증권당국이 사전 자금 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제거하는 실행 가능한 해법을 모색하는데 있어 다시 힘을 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다만 베트남 증권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해당 방안은 최종판이 제정되기까지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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