郭 “대장동 일당의 일방적 주장…하나은행 관련해서 한 일 없다”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 =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곽상도(64)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 선고 후 8개월여 만에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추가 소환 없이도 곽 전 의원의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보고 조만간 곽 전 의원 부자를 추가 기소할 전망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전날 약 9시간 30분에 걸쳐 곽 전 의원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 부자의 경제공동체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2천만원, 대학원 등록금 3천만원이 아들 곽병채 씨에게 전달된 경위 등을 캐물었지만 곽 전 의원은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전세보증금으로 쓰였다는 2천만원이 병채 씨 통장에 남아있는 데다가, 가족관계에서 오간 일회성 지원까지 문제 삼는 수사팀에 ‘침묵’으로 항의했다는 것이 곽 전 의원 설명이다.
검찰은 알선수재·뇌물 혐의가 무죄라고 판단한 1심 선고 이후 확보한 새로운 진술과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했지만, 곽 전 의원은 마찬가지로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반발하며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하나은행 이탈 위기가 현실화한 2015년 2월께 정영학 씨가 김만배 씨의 지시로 두 차례 곽 전 의원 사무실을 찾아갔다’, ‘김씨가 곽상도를 통해 하나은행 이탈 위기를 해결했다며 자랑했다’는 민간업자들의 진술에 대해 “대장동 일당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발언 당사자인 김씨가 ‘그런 말 한 적 없다’는 취지로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만큼 근거나 증거 능력 없는 주변인들의 전언일 뿐이라는 것이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 공여자인 남욱 씨가 “기존에 전달한 5천만원 외에 2016년 총선 직후 5천만원을 추가로 줬다”고 새로 진술한 것 역시 사실무근이라는 것이 곽 전 의원의 입장이다.
곽 전 의원은 “남씨가 1심 법정에서 했던 기존 진술을 다 바꿨다”며 “결정적 자료도 없이 매일 바뀌는 말만 따라 수사하고 보도하는 건 사람을 죽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 등 나에게 제기된 의혹 중 사실로 드러난 게 없다”며 “하나은행과 관련돼 한 일이 없는데 돈을 달라고 하는 게 논리적으로 성립되느냐”고 반문했다.
검찰은 새롭게 확보한 진술·물증과 조사 결과 등을 검토해 오는 12월 19일로 예정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 전에 곽 전 의원 부자를 추가 기소할 전망이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근무하던 아들 병채 씨를 통해 50억원(세후 25억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수수함으로써 적법하게 받은 돈인 것처럼 가장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15년 대장동 일당의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하나은행의 이탈 움직임으로 와해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해결사’ 역할을 한 대가로 이 돈을 받았다고 본다.
그러나 곽 전 의원의 1심은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 위기가 존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알선수재 및 뇌물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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