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시우 기자 |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주범 이경우와 공범 황대한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승정)는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경우와 황대한 일당의 1심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이경우와 범행에 가담했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한 연지호는 25년을 선고 받았다.
앞서 검찰은 16일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주범 이경우와 공범 황대한, 배후에서 범죄자금을 제공한 유상원·황은희 부부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경우와 범행에 가담했던 연지호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인간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사형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춰 명백히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신들의 경제난을 해결하고자 피해자를 납치한 뒤 휴대전화를 이용해 코인을 강취하고 살해할 것을 계획했고 실제로 살해했다”며 “한밤중 귀가를 하다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납치돼 대전으로 끌려가 끝내 죽음에 이른 피해자의 두려움을 가늠키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경우·황대한은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고, 최초 범행 제안도 자신들이 아니라며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등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는지 깊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연지호에 대해서도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자 및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면서도 “범행에 이르기까지 돈만을 위해 범행을 준비해 죄책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상원·황은희 부부에 대해선 살해까지는 이경우와 사전에 모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살해 혐의는 무죄로 봤다.
한편, 이경우 일당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이경우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사전 계획한 사실이 전혀 없고 피해자가 약물에 중독돼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모의한 사실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경우도 “강도 범행은 인정하지만 살인은 모의하지 않았고 살해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황대한과 연지호 역시 “이경우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를 납치하고 마취제를 주사했을 뿐”이라며 살해 의도를 부인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