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장기화 탓에 채권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지만, 높은 이자와 안정성, 자본차익에 대한 기대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총 32조3282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2022년에는 16조7023억원, 2021년에는 4조524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3년간 해마다 2배 이상씩 늘고 있는 것이다.
유형별로는 국채가 10조원으로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전년(2조4000억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국채시장에서 벤치마크인 미국채 10년물이 5% 이상을 찍는 등 채권 금리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를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국채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채가 8조20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어오면서 AAA+급과 AA+ 회사채에 대한 순매수가 늘었다. 연초 이후 발행된 회사채는 81조원으로 같은 기간 상환액은 66조원을 기록, 총 15조원이 순발행됐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액은 69조원, 상환액은 64조원, 순발행은 5조원이었다.
기타금융채(여전채)는 순매수 규모 3위로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개인 투자자들의 여전채 순매수 규모는 1위를 유지했다. 표면이율이 최대 5.4%까지 높아 선호도가 높았지만, 국채 금리가 이를 앞서며 인기는 다소 시들해졌다.
은행채는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은행채 순매수 규모는 3조3000억원이었지만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폐지되면서 발행량이 늘고 순매수세도 증가했다.
그 외 특수채(공사채) 1조원, 지방채 3000억원, 자동유동화증권(ABS) 3000억원, 통안증권 2000억원이 순매수 규모에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부동산PF 사태 이후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지금은 채권 별로 골고루 팔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머니무브’ 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계속 상회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하락이 지연되고 있다. 높은 금리에 주식시장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며 투자자들은 단기 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 장기자금은 채권에 투자하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채권 투자에 유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이 채권을 매수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