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담을 나누며 웃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헤럴드경제=김진·양근혁 기자] 여야가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채비에 나서면서 당 쇄신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여야에서 ‘기득권 포기’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리더십 결단’ 요구가 적지 않다. 내년 총선이 ‘윤석열 정부·여당 대 더불어민주당’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여야 리더십 개혁이 승리의 키를 쥘 열쇠이기 때문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계기로 ‘푸른 눈의 한국인’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맡는 혁신위원회를 띄웠다. 혁신위는 이날 오후 혁신위원 인선 발표하고 정식 활동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내주 인재영입위와 총선준비기구도 차례대로 출범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 종료 이후 총선기획단 띄울 전망이다. 공천은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적용됐던 ‘시스템 공천’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전직 시장·군수·구청장 42명이 내년 총선 출마 의지 내비치면서 치열한 지역구 공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약 한 달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대표는 통합을 강조하며 메시지 관리에 들어갔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이 나오고, 민주당의 친명계를 중심으로 ‘동일 지역구 3선 출마 제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 매년 선거 때마다 반복된 ‘기득권 포기’의 연장선이다. 정작 내부에서는 “수박 겉핥기”라는 불만이 감지된다. 총선 승리의 캐스팅보트가 될 중도층·무당층을 포섭하기 위해선 지지층 확장이 필요한데, 그 중심이 될 리더십 개혁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보궐선거 이후 하락세에 접어든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패배 이후에도 유임된 김기현 대표를 향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2주 연속 하락한 32.5%를 기록했는데, 부정평가가 64.1%로 집계됐다. 특히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강한 부정이 56.6%로 나타나, 내년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키울 수 있는 요소라는 우려로 번지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강한 부정층을 장기적으로 연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보여주기식 혁신위를 통한 ‘한방주의’ 혁신이 아닌 헌신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김 대표가 스스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하며 영남권 험지출마론을 이야기했다면 파급력이 더 크고, 다들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그 대신) 혁신위가 나서게 되면서 연말 공천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민주당에서도 이 대표가 통합 메시지를 내는 대신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친명계가 먼저 결단을 해야 한다”며 “이 대표는 시장 2번, 경기도지사, 대선후보, 당대표를 한 최고권력자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의정 평가와 지역 평가를 공천 기준으로 삼아야지, 선수를 기준으로 하면 반헌법적”이라며 “비명이든 친명이든 경쟁력이 없으면 지역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나서 소위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민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성·극단적 지지층이 연합을 해서 이른바 비명계 의원들 지역구마다 ‘비명계 의원을 쫓아내자’ ‘다른 이른바 자객을 밀어주자’는 운동을 하고 다니는데, 이걸 유권자 운동이라고 방치를 하고 있다”며 “이런 것부터 정리를 해야 이재명 대표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통합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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