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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윤석열 대통령과 단독 환담에서 “사우디의 제조업 기반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고 대통령실이 26일 전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YTN 뉴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사우디·카타르 순방 성과를 소개하던 자리에서 사우디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의 단독 회담 중 빈 살만 왕세자가 윤 대통령에게 ‘포스트 오일’ 시대 사우디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파트너가 돼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같은 내용을 뒤늦게 공개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당시 윤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에 직접 찾아와 약 23분간 환담을 가졌다. 특히 환담 후에는 빈 살만 왕세자가 윤 대통령의 다음 일정이었던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 행사장까지 직접 차를 운전해 이동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대통령께서 다음번에 오시면 사우디에서 생산한 현대차 전기차를 함께 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실장은 “빈 살만 왕세자가 1985년생으로 올해 37살인데, 앞으로 30년, 40년, 50년 (통치) 하는 동안 사우디를 바꾸려면 제조업 기반을 만들어야겠다, 그 파트너가 돼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지역에 우리 대기업들이 와서 지역 전체 본부나 사무소를 둘 때는 사우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는 이야기까지 포함해 방산 이야기 등을 많이 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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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왕세자는 그동안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를 위한 방안으로 제조업 육성 의지를 밝혀왔다. 한국은 세계 1~5위에 드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방산 산업을 보유한 제조업 강국으로 사우디 입장에선 ‘롤 모델’로 불리고 있다.
조 실장은 우리나라와 사우디가 추진하는 대규모 방산 협력에 대해서는 “조금 협상은 해야겠지만 계약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이번에 잘 첫발을 내디뎠으니 잘하면 앞으로 수십년간 우리 건설업체에 일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옴시티는 사업비가 전체 5000억 달러(700조원)에 달하는 스마트 도시 건설 사업이다. 한·사우디 양국은 앞서 43년 만에 체결된 공동성명에서 네옴시티 관련 협력을 공식 문서화했다.
조 실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도중 이뤄진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 대해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자 사우디가 꼭 방문해달라고 재차 요청해왔다”며 “이런 관계에서 협력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끈끈하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인들의 인도적 지원을 위한 협력, 전략적 대화도 앞으로 이어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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