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서울 코엑스서 열린 ‘반도체 대전’ 찾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합병과 관련해 동의 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그쪽에서 제안한 것 이외에 좀 더 좋은 방안이나 토론 대안이 있다면 충분히 같이 고민하고 얘기해볼 것”이라고 26일 말했다.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23)’ 전시회를 찾은 곽 사장은 부스 투어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낸드사간 합병에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를 한 것이고, 반대라는 표현은 쓴 적 없고 동의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어쨌든 저희는 일단 투자자를 비롯해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줘야 하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오전 열린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던 회사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컨퍼런스콜에서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당사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자산 가치를 고려한 결과이며 비밀유지 계약으로 인해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등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만일 키옥시아가 IPO를 한 뒤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SK하이닉스가 확보하게 되는 지분은 15% 수준으로 추정된다.
곽 사장은 ‘낸드 흑자 시점’에 대해서는 “낸드 감산은 어차피 시간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라며 “D램은 턴어라운드 되는 것 같고 낸드는 지연되는 것 같은데 시장 상황을 보며 탄력적으로 할 것이다. 시점은 내년 상반기를 지나 6월 정도쯤 체크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정으로 반도체 장비 반입 리스크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에 저희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고 SK하이닉스라는 한 회사를 떠나 전세계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차원”이라며 “저희 입장을 잘 고려해준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곽노정 사장은 엔비디아향 HBM(고대역폭메모리) 독점에 대해서는 “고객사 관련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만 답했다. 청주 낸드 신공장인 M15X 증축 중단설에 대해서는 “팹 증축은 항상 수요를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단보다는 시기를 조절하는 중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설명회를 통해 이 기간 영업손실이 1조792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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