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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디벨로퍼, 화이트코리아①] 별내 ‘메가볼시티’ 좌초 후 복합단지 대신 주거시설만 늘어 “상생 뒷전, 개발이익만 챙기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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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10년 넘게 기다린 사람들도 있는데 기대가 큰 만큼 실망과 허탈감이 컸죠.”(별내역 근처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

26일 남양주시 경춘역 별내역에 도착하자 길 건너 대형마트 뒤편으로 곳곳에서 공사가 한칭이었다. 남양주 별내 지역의 오랜 숙원이었다가 물거품이 된 ‘메가볼시티’ 부지는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 등 주거시설로 채워지고 있었다. 

이날 만난 인근 주민이나 공인중개업자 대부분은 메가볼시티 사업이 무산된 것을 아쉬워했다. 별내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B씨는 “메가볼시티만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큰 개발 호재였는데 사업이 좌초된 이후 원래 청사진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주민들 사이에 아쉬움과 불만이 함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당초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08년 경남기업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추진한 ‘메가볼시티’는 부지 총 6개 필지 약 7만5000㎡에 사업비 1조원을 투입해 주상복합, 스트리트형 쇼핑센터 등을 갖춘 초대형 복합단지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별내역 바로 앞에 위치한 입지에 서울 강남 코엑스나 판교 알파돔시티급 랜드마크 복합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돼 별내신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역 숙원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경기 침체 여파로 경남기업이 사업을 포기한 뒤 2017년 LH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화이트코리아에 해당 부지를 2576억원에 일괄 매각했다. 자금력을 갖춘 시행사가 부지를 매수한 만큼 당시만 해도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지만 화이트코리아가 아파트·오피스텔·생활형 숙박시설(생숙) 등 주거시설 위주로 개발하면서 지역민들 바람도 꺾이게 됐다.  

이에 별내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화이트코리아가 사업 계승 의지를 피력하며 알짜 땅을 매수하고도 주거시설 위주로 분양해 개발 이익만 챙기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앞서 화이트코리아 대표인 신정 사장은 메가볼시티 부지 매수 이후 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회사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별내 현장이 중요하다. 그동안 주택 개발 사업에 집중해왔는데 상업용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메가볼시티 사업이 무산된 이후 별내신도시엔 대형마트를 제외하고 주민들이 이용할 만한 대규모 상업시설이 딱히 없는 실정이다. 상업지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근에 아파트와 주거시설이 대규모로 공급되면서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별내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메가볼시티 같은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오면 유동인구가 늘어 주변 상권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 별내 중심 상업지구나 주상복합 내부에는 빈 상가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화이트코리아가 별내 핵심 상업지구에 상징성 있는 건물을 짓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생활형 숙박시설에 편중된 개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남양주을) 의원실에 따르면 주상복합 건설 부지를 제외하고 화이트코리아가 나머지 블록에서 공급하는 총 1104실 가운데 948실(85.9%)이 생숙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생숙은 아파트와 달리 교육·교통·환경 등 각종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기존 입주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또 생숙 건물에 들어서는 개별 상가로 인해 주변 상권과 충돌하거나 상권 공동화 현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대규모 생숙 공급으로 초래되는 학교·교통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교육청 예산 306억원을 투입해 별내4중을 신설하고, 별내역 환승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경기도에서 약 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화이트코리아는 이러한 공공기여에는 뒷전이다. 아울러 화이트코리아가 기부채납으로 컨벤션 시설과 주차장, 보행자특화거리 등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데다 컨벤션 시설 또한 전문적 전시·공연 시설이 아닌 일반적인 강당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생색내기’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신도시 조성을 위해 LH가 공익사업으로 수용하고 조성한 토지를 화이트코리아가 비싸지 않은 금액으로 매입했음에도 공공성, 주민과 상생 등 적극적인 방안 없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부지를 블록별로 쪼개 생숙 중심으로 개발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에 해법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양계호 화이트코리아 회장은 27일 진행되는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화이트코리아가 LH 부지 매입 과정에서 발표한 계획과 상이하게 사업을 추진해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다. 
 

양계호 화이트코리아 회장
양계호 화이트코리아 회장.

CP-2023-007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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