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미국에서 84명이 탑승한 여객기의 엔진을 비행 도중 끄려 한 조종사가 ‘환각 버섯'(magic mushroom)을 복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각 버섯은 버섯의 일종으로 마약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며 복용자는 시간의 흐름이 매우 느리다고 느끼고 혼란함을 느끼고 시각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사건 발생 48시간 전 환각 버섯을 복용했다. 모든 일이 꿈인 줄 알았다.” CNN이 보도한 조종사 조셉 에머슨(44)의 진술이다. 조셉 에머슨은 워싱턴주 에버렛에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알래스카 항공 여객기 조종실에서 비행 도중 엔진을 끄려고 시도했지만 제지당해 실패했다.
당시 비번이었던 조셉 에머슨은 업계 관행에 따라 조종실에 마련된 여분의 좌석에 타고 있었다. “환각 버섯 복용 후 40시간 넘게 잠을 못 자고 있었다. 꿈이라고 생각해 빨리 깨고 싶어서 엔진을 끄려고 했다.”
조셉 에머슨이 수상한 돌발행동을 펼치자 근무 중이던 기장과 다른 조종사가 그를 제압하는 데 성공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한 명이 그의 손목을 잡는 동안 (다른 조종사는) 행동을 멈추기 전까지 약 30분 동안 몸싸움을 벌여야 했다. 겨우 조셉 에머슨이 진정하자 승무원들은 그를 빈 좌석에 앉혀 묶어놨다.
CBS뉴스에 의하면 그 과정에서 잠시 정신이 들었는지 조셉 에머슨은 “지금 당장 내게 수갑을 채워줘. 그렇지 않으면 안 좋은 일이 벌어질 거야”라고 말했고 승무원들은 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하지만 그 말을 하고도 또 돌연 조셉 에머슨은 제지하는 사람들을 저항하며 여객기 후면의 비상구를 열려고 시도하는 등 계속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비행기는 포틀랜드에 비상 착륙했고 에머슨은 경찰에 체포돼 총 83건의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FBI에 의하면 그나마 다행히 탑승객 중 부상자는 없었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는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번 일은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든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 전까지 조셉 에머슨은 20년 이상 항공 분야에서 일한 베테랑이고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다고. 이 여객사 규정에 의하면 40세 이상 조종사의 경우 6개월마다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하는 데, 바로 지난달 그는 최상 등급을 받아 건강 문제도 없었다.
그의 이웃이었던 에드 이는 CNN과 인터뷰하며 “너무 놀랐다. 이전까지 이상한 행동을 보인 적이 없었으며 좋은 사람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안정윤 에디터 /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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