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시장금리 오름세 속 또다시 상승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부동산시장 회복세 속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영끌’ 차주들의 이자 부담 역시 커지게 됐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7%포인트 오른 4.90%로 집계됐다. 지난 7월 4.8% 수준이던 가계대출 금리는 두 달 동안 0.1%포인트 상승해 5% 턱 밑까지 올라서게 됐다.
가계대출 가운데선 주담대와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전 대출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비중이 높은 주담대 신규 취급 금리는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오른 4.35%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한 것이다. 주담대 뿐 아니라 일반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각각 0.06%포인트, 0.05%포인트 올랐다.
한은 측은 “가계대출 금리 조건별로는 고정형 금리 상품이 변동형 상품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상승세를 나타냈다”면서 “고정형 상품 금리는 은행채 5년물 상승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영향을 받아 0.05%포인트 오른 반면 변동형 금리는 코픽스 하락 영향을 받아 상승 폭이 0.01%포인트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3.63%에서 8월 3.7%로 오른 코픽스 금리(적용월)는 9월 3.68%로 하락 전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지난 7월 4.23%, 8월 4.33%에 이어 9월 4.43%까지 상승했다.
주춤하는 듯 했던 기업대출 신규 금리(5.25%) 역시 CD와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상승세(+0.06%포인트)로 돌아섰다. 규모 별로는 대기업대출 금리가 0.01%포인트 상승하며 소폭 오름세를 보였으나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한 달 만에 0.1%포인트 올라섰다. 이로인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를 더한 은행권 신규 대출금리 평균치는 전월 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5.17%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저축성수신금리(3.81%)는 순수저축성예금과 시장형금융상품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한 달 전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전월 대비 0.15%포인트 높은 3.74%를 기록했다. 시장형금융상품 역시 CD(+0.26%포인트)와 금융채(0.12%포인트)를 중심으로 0.17%포인트 오르며 3.96%를 나타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를 의미하는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1.45%포인트에서 1.36%포인트로 전월 대비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확대 배경에 대해 “수신금리가 대출금리보다 크게 상승함에 따라 축소 전환했다”면서 “신규 대출 예대금리차 뿐 아니라 기존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0.09%포인트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9월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전월 대비 1.9%포인트 축소된 52.2%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고정형 주담대 비중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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