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맞이한 코오롱스포츠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이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한경애 코오롱FnC 부사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레이어20에서 열린 ‘코오롱스포츠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어려운 중국 시장에서 코오롱스포츠가 성공한 이유는 그동안 쌓아온 위상 덕분”이라며 “북미 지역 진출을 위해서도 열심히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시장의 본격 진출 시점에 대해선 “브랜드 론칭 자체는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그동안 우리가 북미 시장 진출을 시도한 후 실패했던 사례를 학습해 북미 시장에 맞는 더욱 뾰족한(훌륭한) 제품을 만들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신중하게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디지털마케팅 팀장은 “현재 북미 환경에 맞는 상품에 대한 기술적 투자를 확대하고 북미에서 진행할 카테고리를 선정하는 단계”라며 “우리의 아웃도어 헤리티지를 보여줄 수 있는 트래킹, 백패킹 분야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17년 중국의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인 안타그룹과 전략적으로 합작사를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북경, 상해 등 주요 거점 도시의 백화점, 대형몰 등에서 1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에는 상해에 중국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공간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에서의 성장 속도도 긍정적이다. 펜데믹으로 인한 셧다운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목표인 4000억원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국내에서 스포츠, 레저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1973년 서울 무교동에 첫 번째 매장을 선보이며 국내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해 왔다. 코오롱스포츠는 오랜 기간 소비자에게 사랑받아 온 비결로 ‘지속적인 R&D’를 꼽았다. 코오롱 그룹의 경영 철학이기도 한 ‘원앤온리(One&Only)’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상품에 담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는 ‘자연으로 가는 최고의 길(Your Best Way to Nature)’이라는 슬로건 하에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고객은 물론 아웃도어를 즐기는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향후 코오롱스포츠의 50년에 있어서도 자연이 브랜드 철학의 중심이 될 것을 강조했다. 코오롱스포츠가 레이어20에서 ‘우리의 소나무 너머, 새로운 세상으로’를 주제로 한 50주년 기념 전시에서도 이러한 철학이 잘 드러났다.
전시 공간 1층의 검은 커튼을 열고 들어가자 별안간 전나무 숲길이 나타났다. 25m로 이뤄진 길바닥에는 낙엽이 깔려 있었고 17그루의 전나무와 연출용 목재가 전시 중이었다. 은은한 숲의 향기도 풍겼다. 전시에 사용된 재료는 전시 종료 후 경상북도 울진에 식재해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일부는 매장에서 목재 가구 소재로 재사용할 계획이다.
옆쪽으로는 대자연의 불규칙한 움직임을 형상화한 키네틱 아트 설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대형 나일론 원단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으로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의 아름다운 동력을 상징한다. 이 바람은 기상관측 데이터에 따라 실시간 바람의 성분과 풍향, 풍속이 반영돼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전시장 2층은 코오롱스포츠의 역사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상록수 로고를 초대형 구조물로 제작한 ‘솟솟터널’ 내 6개의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코오롱스포츠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제품 실물과 연혁이 전시된 공간부터 △1973년부터 2023년까지 사용된 코오롱스포츠 로고 50종 △가상의 행성에 상록수를 심을 수 있는 체험형 디지털 아트 △100% 재활용을 가능케 하는 제로 웨이스트 순환 모델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다음 달 19일까지 열린다.
한 부사장은 “품질 좋은 옷을 만드는 것이 바로 지속 가능성의 첫 번째 단계이기에 오래 입는 옷을 만들고, 그 후에는 수선해서 입어야 한다”며 “코오롱스포츠는 수선 시스템을 정비했고, 그 수치는 연간 20만 건에 이르고 있다”며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철학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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