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0년 이후 사회기반시설(SOC) 투자를 줄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간한 ‘SOC 및 시설사업 재정집행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앙정부의 SOC 예산은 약 25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3.9%다.
올해 SOC 예산은 2010년의 25조1000억원과 비슷하지만,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에서 5%포인트(p)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사회복지 예산이 25.2%에서 32.2%로, 교육 예산이 13.1%에서 15.1%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SOC 예산 중 건설산업에 직접적인 투자 효과를 가져오는 시설사업비(건설비·건설보상비)의 금액과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2010년 시설사업비는 11조7000억원으로 SOC 예산의 46.5%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7조8000억원(31.1%) 수준으로 축소됐다.
결산액 기준으로 봐도 시설사업비는 2010년 10조7000억원, 24.1%에서 올해 6조9000억원, 14.9%로 줄었다.
건산연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중앙정부의 SOC 분야 예·결산 금액은 큰 변화가 없다”며 “물가 변동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축소된 것으로 공공 건설사업 환경이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의 SOC 예산도 2010년 대비 금액은 증가했으나 비중은 줄어들었다. 지방정부 SOC예산은 4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68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8%에서 14.2%로 줄었다.
결산액 기준으로도 시설사업 규모는 2010년 39조4000억원에서 2021년 54조6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전체 결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1%에서 12.6%로 떨어졌다.
예산은 편성됐지만 사용하지 않은 불용액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건산연 조사 결과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앙정부의 불용액은 연평균 28조3000억원이다.
SOC 분야의 불용액 매년 꾸준히 발생해 연평균 1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SOC 분야 불용액의 30%는 시설사업비에서 발생했다.
건산연은 SOC 분야 및 시설사업비 비중의 하락과 지속적인 불용액 발생은 공공부문 건설투자 효과의 실효성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엄근용 건산연 연구위원은 “SOC는 시설물의 노후화, 기후환경 변화 그리고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하기 위해 여전히 투자가 필요한 곳이 많다”며 “건설투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예산 집행에도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실효성을 개선해 건설투자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