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넘길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러시아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기술이나 무기 기술을 넘겨주면 우리도 좌시하지 않겠다,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알렸나’라고 묻자 “네”라며 “그런 내용을 (러측에) 밝혔다”고 답했다. 박 장관의 언급은 러시아 외무부와 주러 한국대사관이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 이후 소통한 내용을 두고 하 의원과 질문·답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 의원이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가 한국에 브리핑한 내용을 묻자 박 장관은 “양국(북러) 간 우호와 관계 증진을 위해 여러가지 내용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군사협력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요구하는 미사일 기술이나 무기를 건네기로 했는지 질문했느냐’고 하 의원이 거듭 묻자 박 장관은 “그런 부분에 대한 내용도 러시아에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북한의 대러 무기제공 증거에 대해서는 ‘정보 사항’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여러 정보 소스를 통해 예의주시하고 있고 현재 상황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미 당국은 북러 간 해상 컨테이너 운송 등 구체적 정황을 공개하며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사용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했음을 기정사실로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반대급부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지원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쓸 무기를 제공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런 정보는 최근 북한이 컨테이너 1000개 이상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런 정보의 근거로 위성 사진 3장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사진들 중 하나는 지난달 7·8일 러시아와 가까운 북한 나진항에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개가 쌓여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사진은 지난달 12일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을 촬영한 것으로, 선박 하나는 북한에서 온 컨테이너들을 실었고, 다른 하나는 북한에 보낼 컨테이너들을 실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백악관은 세 번째 사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접경지인 티호레츠크에 하역된 컨테이너들 모습이라고 했다. 북한이 제공한 무기를 실은 컨테이너들이 선박으로 러시아 동부 항구에 도착한 뒤 열차로 우크라이나 접경지로 보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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