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월드시리즈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그러나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은 이를 연관짓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러벨로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월드시리즈 1차전을 5-6으로 패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팬들은 오늘 경기를 보며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김병현을 떠올렸다. 선수나 감독들도 그 역사를 생각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날 애리조나는 마무리 폴 시월드가 9회말 코리 시거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한데 이어 11회말 미겔 카스트로가 아돌리스 가르시아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얻어맞으며 졌다.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두 차례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은 김병현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러벨로 감독은 “나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선수들도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할만큼 충분히 나이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열성적인 팬분들은 기억하실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수단에서) 그때와 지금을 연결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9회 시거의 동점 투런 홈런에 대해서는 “아직 그 장면에 대해 리플레이를 보거나 분석을 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원인을 알아보고 있는중이다. 그렇지만, 그가 우리를 이긴 것은 확실하다. 나는 ‘그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한 타자이기에 조심해야할텐데’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월드시리즈다. 결정적인 순간 결정적인 일을 해내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무대다. 우리는 계획을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선발 잭 갈렌이 5회까지 버텨줬고 모두가 잘해줬다. 시월드도 공을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실투 몇 개가 있었다. 타베라스 타석이 컸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거와 승부를 피하는 방법을 고민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그를 내보내면 주자 1, 2루 상황에서 그 뒤에 능력이 좋은 타자들을 상대하게 된다”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좋은 경기를 했다. 이길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많은 옳은 일을 해냈다. 더 조여야 할 것이 있으면 나아질 수 잇게 노력하고 내일 다시 와서 최선의 경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고 시즌 내내 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망스럽지만, 가끔은 경기가 이렇게 흘러갈 때도 있다. 우리는 다시 회복해서 마음을 비우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우리는 이번 시즌 이런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줬다”며 하루 뒤 열리는 2차전 반등을 다짐했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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