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8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 “월드시리즈 역사상 가장 미친 마무리 장면”이라는 감상을 내놨다. 그만큼 극적인 승부였다. 텍사스가 월드시리즈 기선 제압에 성공한 가운데, 애리조나는 이제 KBO리그 역수출 신화로 뽑히는 메릴 켈리를 앞세워 반격에 나선다.
텍사스는 28일 미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애리조나와 1차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6-5로 이겼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강호 휴스턴을 4승3패로 꺾고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나선 텍사스는 필라델피아를 꺾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된 애리조나의 기세를 꺾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텍사스의 영웅은 가르시아였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MVP에 오른 가르시아는 이날 경기를 결정하는 한 방을 포함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역시 올 가을 들어 꾸준하게 감이 좋은 코리 시거 또한 홈런 하나를 포함해 4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 3득점 맹활약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조시 영은 5타수 2안타로 선전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호투를 거듭하고 있었던 선발 이볼디가 4⅔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제 몫을 못했지만, 텍사스는 막강 불펜이 애리조나를 울렸다. 더닝, 브래드포드, 그레이, 스미스, 그리고 르클럭으로 이어진 텍사스 불펜은 6회 이후 애리조나에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반면 애리조나는 선발 잭 갤런이 5이닝 3실점의 비교적 무난한 투구로 승리투수 요건을 챙겼으나 마무리 시월드가 2실점하고 무너져 결국 동점을 허용한 끝에 졌다. 카스트로가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캐롤과 마르테가 각각 2타점으로 활약하는 등 테이블세터가 분전했으나 팀 승리와 인연은 없었다.
먼저 점수를 낸 건 텍사스였다. 1회 1사 후 시거가 볼넷을 고르자 카터가 중견수 방면으로 1타점 2루타를 날리며 앞서 나갔고, 가르시아가 적시타로 뒤를 받치며 2-0을 만들었다. 하지만 애리조나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0-2로 뒤진 3회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토마스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후속 타자 롱고리아가 우전 안타로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퍼도모의 희생번트로 주자들이 하나씩 진루해 이어진 1사 2,3루에서 캐롤이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쾌속의 2타점 3루타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어 마르테의 1루 땅볼 때 1루수 로우가 홈 승부를 선택했으나 캐롤이 먼저 홈을 쓸며 3-2로 역전했다.
텍사스는 3회 2사 후 시거가 다시 볼넷을 고른 것에 이어 카터가 좌익수 옆 2루타를 쳐 2,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가르시아의 볼넷과 가버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오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애리조나는 4회 반격에서 선두 팸의 솔로홈런이 나오며 다시 리드를 잡았고, 5회에는 선두 퍼도모의 안타에 이은 도루, 그리고 2사 후 나온 마르테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이후 애리조나는 불펜을 총동원해 텍사스를 막아서며 승리 일보 직전까지 갔다.
그런데 기막힌 반전이 있었다. 시월드가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상황에서 텍사스가 9회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기어이 연장으로 끌고 갔다. 3-5로 뒤진 9회 선두 타베라스가 볼넷을 골랐고, 1사 후 시거가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결정적인 동점 투런포를 치며 단번에 동점을 만든 것이다.
운명은 5-5로 맞선 연장 11회 갈렸다. 두 팀 모두 주어진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가운데 역시 이런 경기에서 한 방은 중요했다. 텍사스는 연장 11회 1사 후 가르시아가 카스트로의 5구째 싱커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9회까지 패색이 짙었던 텍사스가 시거와 가르시아의 영웅적인 활약을 앞세워 1차전을 뒤집는 순간이었다. 시거의 포스트시즌 OPS는 1.157, 가르시아는 1.204에 이른다.
이제 두 팀은 29일 오전 9시부터 2차전을 치른다. 텍사스는 원정으로 넘어가기 전 두 판을 모두 잡길 바란다. 선발은 좌완 조던 몽고메리다. 올해 32경기에서 10승11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며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을 세운 몽고메리는 올해 포스트시즌 5경기(선발 4경기)에서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6으로 호투했다. 올해 이볼디와 더불어 텍사스의 마운드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인 선발 투수였다.
이에 맞서는 애리조나는 메릴 켈리의 출격이 예고되어 있다. KBO리그에서 4년을 뛰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켈리는 지난해 13승에 이어 올해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하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도 2승1패 평균자책점 2.65로 호투했다.
특히 가장 중요했던 LA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그리고 팀이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필라델피아와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그런 켈리의 기세가 텍사스 핵타선도 잘 막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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