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1로 신승…라이벌 뉴질랜드 누르고 최초 4회 우승 달성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023 월드럭비(WR)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아공 대표팀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뉴질랜드를 12-11로 가까스로 꺾고 최종 승자가 됐다.
이로써 2019 일본 대회 우승에 이어 남아공은 럭비 월드컵 2연패에 성공했다.
자국에서 열린 1995년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해 전 세계를 제패한 남아공은 2007년 프랑스 대회에 이어 2019·2023년에도 정상에 서며 4회 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4차례 우승을 이룬 건 남아공뿐이다. 이전까지는 뉴질랜드(3회)와 동률이었다.
전반을 12-6으로 앞선 남아공은 1점 차까지 쫓겼으나, 끝까지 리드를 지켜 남반구 라이벌 팀 뉴질랜드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었다.
뉴질랜드로서는 전반 29분 주장 샘 케인이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장면이 뼈아팠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후반 분전했으나 전반부터 6점 차를 낸 남아공을 넘지는 못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케인은 럭비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로 기록됐다.
두 팀이 마지막으로 결승에서 만난 건 제3회 대회인 1995년 남아공 월드컵 때였다. 당시에도 홈팀 남아공이 15-12로 근소하게 앞서 뉴질랜드를 누르고 우승했다.
남아공은 8강, 4강에서도 프랑스, 잉글랜드를 각각 29-28, 16-15로 1점 차로 제압했다.
잉글랜드는 3·4위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6-23으로 꺾고 최종 3위를 차지했다.
남아공에서 럭비는 대표적 인기 스포츠로, 인종차별 등 사회 갈등을 극복하는 매개체 중 하나로 주목받는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문제로 1987, 1991 럭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남아공은 1995년 자국 대회에서 인종 간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파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자국팀이 뉴질랜드를 꺾고 우승하자,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우승 트로피를 백인 주장에게 직접 전달해 백인만의 전유물로 인식되온 럭비가 인종차별의 종말을 고하는 도구로 변모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남아공 럭비 대표팀 최초의 흑인 주장 시야 콜리시는 이날 경기 후 AFP통신 등 취재진에 “남아공 사람이 아니라면 이 우승이 우리나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거다. 단순히 럭비에 대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아공 국민들께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우리가 함께 하면 모든 게 가능하다. 어떤 영역, 어떤 작업장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우리가 보여줬다”고 기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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