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전쟁 2단계 진입”
“길고 어려운 전쟁 될 것”
이란 대통령, 참전 가능성 시사
이스라엘 정부가 사실상 가자지구에서의 지상전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박멸하는 일 역시 반드시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란이 참전할 것이라는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와의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은 길고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우린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지상 공세를 확대하는 것은 우리의 인질 송환 능력과 어떤 식으로든 충돌하지 않는다”며 “납치된 형제자매들이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기회를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이스라엘 방위군은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며 “우린 비전투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남부로 이동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지상전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사실상 지상전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작전을 수행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가 침공이라고 부르진 않았지만,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을 알렸다”며 “지상전이라고 칭하지 않은 이유는 인질 협상의 문을 열어두고 민간인 사상자 발생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방송 연설에서 “전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이번 전쟁은 짧지 않을 것”이라며 지상전 개시를 암시했다.
이스라엘이 지상 작전을 확대한 이후로 이스라엘 국경지대와 주변국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이 잦아지면서 확전 공포는 커지고 있다.
지난주 친이란 무장세력이 시리아와 이라크 미군기지를 공격해 병력 다수가 다치는 일이 있었다. 무장단체 ‘알위야트 알 와드 알 하크’는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미군기지도 공격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날도 이스라엘군은 자국 무인항공기(UAV)를 노린 지대공 미사일이 레바논에서 발사돼 격추한 후 대응했다고 발표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참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29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며 “모든 사람이 행동에 나서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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