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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등 반도체 ‘빅3’가 지난 10년간 굳건히 시장 선두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때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기업들은 대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테크인사이츠가 집계한 지난해와 2010년의 반도체 연간 매출액 순위를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치열한 반도체 시장 경쟁 속에서도 매출액 상위 3사는 지난 10년간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1위는 삼성전자, 2위 TSMC, 3위는 인텔로 이들은 지난 2010년에도 각각 2위와 3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4위부터 시작되는 중위권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1980년대까지만해도 세계 1위 생산량을 자랑했던 일본의 순위권 이탈이 두드러졌다. 2010년까지만해도 반도체 매출액 기준 상위 15개 기업에 도시바(5위),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6위), 엘피다메모리(11위), 소니(15위) 등 4개의 일본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순위에서는 모두 이름이 빠졌다.
도시바의 경우 지난 2017년 반도체 부문이 분사해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와 도시바 디바이스앤스토리지로 나뉘었고, 엘피다메모리는 경영난으로 지난 2012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인수됐다.
밀려난 일본기업 대신 지난해 매출 순위권에는 SK하이닉스(5위)를 비롯해 인공지능(AI)붐으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엔비디아(8위)와 어드배스트마이크로디바이스(AMD·9위), 그리고 대만의 미디어텍(12위) 등에 올랐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시장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반도체 회로가 복잡해지면서 설계와 개발, 제조를 나누는 것이 추세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은 설계부터 제조까지 다루는 통합형 사업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사업 재편이 늦어지면서 거액 투자에도 대응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단순히 정부 주도의 투자 유치 노력만으로는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다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면서 “10년 후에 일본기업들이 다시 순위권에 진입하려면 관민 협력과 기업 제휴, 기술 혁신 등이 잘 맞물리는 조건이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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