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부기구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및 뒤따른 이스라엘 측의 가자 지구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최소 29명의 언론인이 목숨을 잃었다.
29일 기준으로 사망한 언론인은 팔레스타인인 24명, 이스라엘인 4명, 레바논인 1명이다.
BBC는 숨진 이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살펴봤다.
가자 지구
도아 샤라프는 하마스의 ‘알-아크사 라디오’ 방송 소속 기자로, 지난 26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시티 야르무크의 자택에서 아들과 함께 숨졌다. 샤리프의 친구는 그를 “가장 다정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줄 알았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살마 음카이머(31)는 프리랜서 기자로, 지난 25일 가자 지구 남부 라파를 겨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모님, 어린 자녀 및 다른 가족들과 함께 숨졌다. 음카이머는 원래 요르단에 살고 있었으나, 이번 분쟁 시작 전 가족들을 만나고자 가자 지구를 깜짝 방문한 상태였다.
무함마드 이마드 로바드(27)는 ‘알 레살라’ 뉴스 소속 기자로, 지난 23일 가자시티 셰이크 라드완 지역을 향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
루시디 시라즈(31)는 미디어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팔레스타인 기업 ‘아인 미디어’의 설립자였다. 시라즈의 아내는 1살도 안 된 어린 딸과 남겨졌다. 시라즈의 동료들은 “우리는 위대한 인물을 잃었다. 그러나 시라즈는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고 가르쳤다”며 애도를 표했다.
모하메드 알리는 ‘알 샤밥(청년) 라디오’ 방송 소속 기자로, 지난 20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북부 공습으로 사망했다. 알리의 동료는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는 그 누구와도 의견을 다툰 적 없던 사람으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이상적인 동료였다”고 추모했다.
칼릴 아부 아테라는 하마스의 ‘알아크사 TV’의 촬영기사로, 지난 19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남부 라파 지역 공습 당시 형과 함께 사망했다. 아테라의 친구는 페이스북에 그의 사진을 올리며 “잘 가 칼릴. 신이 너를 보호하기를… 더 이상 네 친구 중 누구의 죽음을 애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사메 알-나디(55)는 기자이자 하마스의 ‘알-아크사 TV’의 책임자이기도 했다. 알-나디는 지난 18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으로 숨졌다. 그의 조카는 “사랑하는 삼촌, 더 이상 삼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네요. 정말 보고 싶어요”라며 애도했다.
무하마드 발루샤는 팔레스타인 현지 ‘투데이’ 미디어 채널의 기자이자 재무담당자였다. 발루사는 지난 17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북부 공습으로 가족들과 함께 사망했다.
유세프 다와스는 ‘팔레스타인 크로니클’ 신문사 및 비영리 단체 ‘우리는 숫자가 아니다(WANN) 청소년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던 작가로, 가자 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 있던 자택을 덮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다와스의 친구는 SNS에 “사랑받는 20대 청년이자 창창한 미래로 모두의 기대를 받던 인물이었다. 해외에서 석사를 마치고 돌아오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고 추모했다.
살람 미마는 프리랜서 기자이자 ‘팔레스타인 미디어 협회’의 ‘여성 기자 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모두 사망했으며, 이후 3일만인 지난 13일 미마의 시신이 수습됐다. 미마는 마지막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세 자녀의 사진을 올리며 “아이들은 나의 버팀목, 집, 쉼터이자 평온함이며, 삶의 기쁨”이라며 “그러니 신이시여, 절대 잠들지 않는 당신의 눈으로 저를 위해서라도 아이들을 지켜주세요”라고 적었다.
이스라엘
로이 이단(45)은 이스라엘 신문사 ‘이넷’의 사진기자로,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아내, 딸과 함께 숨졌다. 이단의 한 동료는 이스라엘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단은 “현장을 사랑하던 기자 …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곤 했다”고 기억했다.
아예트 아르닌(22)은 이스라엘 공영 방송 ‘칸’의 편집자로, 가자 지구와의 경계선 근처에서 열린 ‘수퍼노바 음악 축제’에 참석했다 지난 7일 살해당했다.
샤이 레게브(25)는 히브리어 신문 ‘마아리브’의 엔터테인먼트 기사 담당 편집자였다. 레게브 또한 ‘수퍼노바 음악 축제’에 갔다 하마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게브의 마지막 기사는 하마스가 공격하기 며칠 전 이스라엘에서 공연을 했던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에 관한 내용이었다.
야니브 조하르(54)는 히브리어 일간지 ‘이스라엘 하욤’ 소속 사진작가로,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의 키부츠 ‘나할 오즈’에서 하마스에 의해 아내, 두 딸과 함께 사망했다. 조하르의 동료 사진작가는 “그는 큰 심장을 지닌 위대한 인물이었다”고 회상했다.
레바논
이삼 압달라는 로이터 통신의 베이루트 지역 영상기자로, 이스라엘 방향에서부터 발사된 미사일로 인해 레바논 남부에서 사망했다. 함께 있던 6명은 부상당했다. 당시 기자 몇몇이 알마 알-샤브 지역에서 취재 중이었는데, 이곳은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지역으로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기반의 ‘헤즈볼라’가 충돌하던 곳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언론인 실종 및 부상 상황도 추적 중이다. CPJ는 언론인은 “중요한 일을 하는 민간인”이며 “전쟁 당사자들의 표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CPJ 소속 세리프 만수르 중동 및 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이 가슴 아픈 분쟁 현장을 취재하고자 이 지역의 기자들이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자 지구의 언론인들은 전례 없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지금도 계속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동료, 가족, 미디어 시설을 잃었으며, 안전한 대피처나 출구가 없는 상황 속에서도 안전을 찾아 도망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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