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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로 돌아간 증시, 호재와 악재는…남은 두달 반전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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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확산 우려에 유가·가스 불안
4분기부터 미국 성장 모멘텀 둔화
기업 이익추정치 줄하향에 어닝쇼크까지
국채 금리 안정화…기준금리 동결 ‘반전’ 동력

코스피가 2300선 아래에서 출발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채 금리 고공행진 스트레스가 여전한 상황에서 기업실적 결과와 가이던스 변화에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다. 주식시장 또한 호재보다 악재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코스피 지수가 2300선을 넘나들며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연말까지 두 달 남짓 남았지만, 뚜렷한 반등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악재는 동시다발적이다. 금리가 재차 상승하며 부담을 높였고, 우려대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확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익추정치가 하향조정되고 어닝쇼크를 내는 기업도 나타났다. 30일 코스피지수는 0.45% 하락한 2292포인트에 출발해 소폭 반등하며 2300포인트를 턱걸이 마감했다.

이·팔 전쟁 확산 우려…美 성장 둔화 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양상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참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의 참전은 국제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중동은 전 세계 석유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특히 주요 글로벌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27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2.3% 급등했다. 가스는 이미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가스를 수입해온 이집트는 수입이 끊긴 상황이다.

또 다른 악재는 미국의 성장 모멘텀 둔화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4.9%를 기록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3분기 GDP 성장률 호조는 미국 경제가 탄탄함을 확인시켜줬지만, 4분기부터는 성장 모멘텀 둔화가 예상된다. 탄탄한 고용시장이 소비에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고금리 부담 본격화, 대내외 불획실성 확대에 따른 소비 심리 둔화 등이 소비 경기 둔화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8%에 달하는 모기지 금리로 인한 주택경기 둔화도 4분기 성장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GDP 성장률에도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데는 고금리 및 중동 지정학적 불안감 등으로 4분기 이후 미국 성장률 둔화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견고했던 미국 소비사이클이 대내외 악재로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 시즌은 상반기와는 다른 분위기다. 테슬라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알파벳의 분기 주당순이익(EPS)는 1.55달러로 시장전망치인 1.45달러를 상회했지만, AI와 관련된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메타는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4분기 가이던스에서 실적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했다.

금리 안정 기대에 거는 희망

미국 채권 금리만 안정된다면 분위기 반전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미국 정부의 전쟁 지원책을 통해 국채 발행량을 늘리고 국채 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하원 의장으로 친트럼프 성향의 강경 보수파인 마이크 존슨이 선출됐다는 점이 오히려 국채 발행량을 제한시킬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책 규모와 2024년 예산안 규모 축소를 원하고 있다”며 “게다가 현재 미 재무부의 현금 보유액은 2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향후 국채 발행 필요성은 낮아져 이는 금리 상방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이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은 ‘불행중 다행’이다. 증권가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월 FOMC 이후 국채발행 증가 등에 따라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실질금리가 상승했고, 이로 인해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조성된 데 따른 영향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물가, 경기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세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1일 발표되는 10월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3개월 만의 플러스 반전이다. 중국은 양호한 31일 통계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와 내달 1일에 10월 차이신 제조업 PMI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의 바람과 달리 여전히 해결 불가능한 불확실성이 산적해 있다는 점은 증시 낙관론에 거는 희망을 무겁게 짓누른다. 전쟁 리스크는 예측하거나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고, 채권시장에 이어 주식시장도 투자심리-수급-가격변수 간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주가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 신용융자잔고 바닥과 개인 매도대금 중 신용융자 상환 비중의 정점 통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 구간에서 전체 매수대금 중 개인 비중은 꾸준히 감소한다”며 “개인 비중의 저점을 확인한다면 바닥권이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고 이후 매수 비중이 올라가면서 주가는 이중 바닥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CP-2023-0067@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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