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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한·미, 미·중의 정치일정 뿐 아니라 한·일·중 외교 회동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어 한반도 지형을 둘러싼 주변 열강들의 움직임이 증폭될 전망이다.
특히 러북 간 접촉으로 동북아 안보질서 판을 흔드는 가운데, 중국이 어떤 입장을 고수하느냐에 따라 향후 외교안보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외교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11월 7~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참석 직후 우리나라를 방문 하면서 고위급 연쇄회동의 포문을 연다. 아직 한·미 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미 당국자들은 해외 출장시에 역내 주요 동맹국인 한·일 양국을 연달아 방문한다.
미중은 다음달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가지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향후 조율 과정이 변수지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수차례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 중국과 대화하길 희망한다고 밝혀왔다.
미국이 현재 중국과 대화를 원하는 이유에는 양국 간 경제·외교·군사·안보 등 전 분야에서 패권경쟁을 다투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3기 집권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그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심지어 미국은 중국이 ‘군 현대화’를 내세워 핵무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을 심각한 안보 위협이자 국제 정세의 불안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미중 회담에서 양국 간 갈등이 해소 된다면 한국으로서도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북러 간 접촉이 동북아 정세를 뒤 흔드는 가운데 중국이 어떤 입장을 고수하느냐가 향후 한반도 지형 흐름에 변수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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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APEC 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지난 21~26일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을 마무리한 윤 대통령이 이번에는 한중관계 개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양국 정부는 시 주석의 참석 여부에 공식발표를 내놓진 않았지만,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6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시진핑이 (APEC에) 올 것 같다”며 “서로 여건이 맞으면 만날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답하며 회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한일중 정상회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약 4년 만에 재가동 될 한중일 회의 시기를 논의하기 위해 박진 장관과 왕이 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다음 달 말 부산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한일중 정상회의 재개는 미국의 동맹인 한일과 미중 전략경쟁 구도 속에서 협력 공간을 모색해 한반도 정세 안정화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중 관계가 안정되면 한중관계 개선은 더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 과의 관계로 인해) 우리나라를 좀 더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미 협력 강화 속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나라가 움직일 공간이 더 넓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는 중국과 다양한 계층에서 대화채널을 구상하며 구체적인 대(對)중국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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