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하마스에 억류됐던 오리 메기디시 이병이 구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친구와 지인들이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지상작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마스에 억류돼 있던 인질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인질 가족들이 인질들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이스라엘 군은 지상작전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 신베트는 30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 7일 하마스에 인질로 잡혔던 오리 메기디시 이병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메기디시 이병의 건강 상태가 좋으며 가족과 재회했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메기디시 이병이 지상 작전 도중 구출됐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정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메기디시 이병은 지난 7일 가자지구 동부 나할 오즈 군기지에서 하마스 대원들에게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군은 지금까지 확인된 인질 수가 239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 중 2명의 미국인 모녀와 고령의 이스라엘 여성 2명은 하마스가 석방했다. 이스라엘 군이 작전을 통해 인질을 구출한 것은 메기디시 이병이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메기디시 이병과 그를 구출한 군과 신베트에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이번 성과는 모든 인질을 데려오겠다던 약속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에 대해서는 “너희를 계속 추적할 것이며 무너질 때까지 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하마스에 잡혀있던 병사를 구출한 것은 가자지구 지상작전의 이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인질과 관련돼 희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이스라엘 남부 음악 축제에 갔다가 의식을 잃은 채 하마스에 끌려간 20대 독ㅇ일계 이스라엘 여성 샤니 룩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샤니의 모친은 이스라엘 군 정보를 근거로 딸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dpa통신에 밝혔다. 샤니의 두개골의 파편을 발견해 DNA 검사를 한 결과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독일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녀의 버리뼈를 발견했는데 이는 짐승같은 인간들이 이스라엘인들을 공격하고 고문하고 살해할 때 참수를 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의 가족들은 군이 가자지구 내에서 지상 작전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인질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가족 측은 헤르조그 대통령을 만나 인질의 안전한 귀환이 곧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 구출과 하마스 와해는 모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인질 대부분이 지하 터널에 억류돼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복잡한 지하 터널 내부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인질의 목숨도 위험한 상황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단행한 것도 인질 가족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세명의 친척이 하마스의 인질로 잡힌 재키 레비는 CNN에 “인질은 이스라엘 정부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고 느낀다”며 정부 대처를 비판했다.
인질 가족들의 우려가 높아지자 이스라엘 군은 지상작전의 속도를 조절하며 인질 구출 가능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복수의 이스라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를 인질 석방 협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지상 공세를 서서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스라엘 군이 총병력을 동운해 가자지구에서 가장 밀집한 지역으로 직접 들어가지 않는 것은 하마스의 지도부를 장기전으로 지치게 하는 동시에 인질로 억류된 사람들에 대한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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