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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北노동자 북송 시작…”무기거래 대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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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탈북민 500여명을 강제북송한 데 이어 러시아 당국도 현지에 있던 북한 노동자를 본국으로 본격 송환하기 시작했다. 정부 안팎에선 북한의 국경 봉쇄 기간 귀국하지 못한 노동자를 신규 인력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북·러 무기거래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주의적 측면에선 북한 주민들이 탈북 기회를 잃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아시아경제가 강동완 동아대 교수를 통해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전날 오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서 발권을 기다리는 북한 노동자 무리가 포착됐다. 항공기 정보가 안내되는 전광판에는 ‘평양행 항공편’을 뜻하는 ‘Pyongyang’이 표시된 모습이 나타난다. 강 교수는 공항 내 노동자 규모를 100명 정도로 추산하며 “(일반인이 아니라)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 일대에 파견됐던 노동자로, 국경 봉쇄 이후 현지에 남겨졌던 인원들을 북송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사정에 정통한 여러 소식통의 정보를 근거로 “30일부터 내년 3월29일까지 한정적으로, 주 2회씩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 사이를 오가는 북한 고려항공(에어고려) JS271편의 ‘정기 운항’이 공지됐다”고 설명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넉 달 동안 주기적으로 노동자를 송환한다는 것이다. 한 차례에 100명씩 보낸다고 가정하면 북송을 앞둔 파견 노동자는 40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다만 평양에서 러시아로 들어오는 비행편에 신규 인력이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 노동자가 현재까지 러시아에 머물렀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의 외화벌이를 차단하기 위해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까지 모든 노동자가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면서 현지에 발이 묶인 것이다. 북한은 제재 단행 이후로도 ‘학생 비자’로 신분을 위장시켜 핵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한 노동자 파견을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거래 대가 노동력 제공”…강제북송 우려도

관계 당국에선 이 같은 북송 작업이 북·러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지난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기거래에 대한 합의를 마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군사 기술, 식량 등을 지원받는 대가로 재래식 무기와 더불어 전후복구에 투입할 노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재건 현장에 투입할 일손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기존의 북한 노동자를 송환한 뒤 신규 파견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김정은 방러 당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여러 분야에서의 지원을 받기로 한 데 대한 대가, 이를테면 ‘무기거래’에 연계된 조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견상 파견 노동자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단순 송환’에 가깝지만, 강제북송 대상자가 포함될 여지도 있다. 북한은 국경을 봉쇄한 기간 탈북 기도자 등을 현지 대사관 내에 감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당국의 태도가 (북한에 협조적으로)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탈북자가 적발되는 즉시 잡아들여 북측 관할에 넘긴다”고 전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는 “중국과 러시아의 북송에 차이가 있다면 중국은 자국 내 탈북민을 계속해서 (북한으로) 몰아내는 반면, 러시아는 북·러 협력 강화에 따라 노동자 파견 규모를 유지하거나 되레 더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송환 대상자 중에 탈북을 시도했다가 체포된 주민이나 처벌 대상도 포함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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