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는 윤석열 대통령과 5부 요인간 사전환담 자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하면서 사실상 정부 출범 이후 첫 소통이 이뤄지게 됐다. 단 1대 1로 만나는 자리가 아닌데다, 대화 시간마저 짧아 소통의 물꼬를 틀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게 야권의 반응이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KBS ‘최강시사’서 “이번 자리는 소통과 협치에 대한 물꼬라기보다는 국회의장께서 주재하셔서 각 5부 요인들을 초청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환담”이라며 “소통과 거리가 먼 단순 만남”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출범 이후 몇 번 공식적인 자리에서 마주치는 것 외에는 소통을 위한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 이 대표는 그동안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해 왔지만 대통령실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최근에는 민주당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함께하는 3자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두 사람은 5부 요인과 함께 하는 짧은 사전환담 자리에서 사실상 새 정부 들어 첫 소통의 자리를 가지게 됐음에도 장 의원이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이 대표의 참석에 대해서도 “대표께서 참석하시겠다고 한 마당에, 그리고 특히 5부 요인들이 오시는 자리이기 때문에 가는 성격이 더 짙다”며 “대한민국의 이 헌정 질서에 저희도 당연히 동참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보여드리는 게 더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소통보다는 ‘헌정 질서 동참’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환담 시간이 짧은 만큼 의미있는 소통이 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장 의원의 지적이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께서 미국 가셨을 때도 (바이든 대통령) 48초 만나놓고 한미 정상 회담이다, 이렇게 기사 나지 않았나”며 “얼굴만 구경하는 자리 아니냐라는 또 우려가 있어서 또 그거 가지고 뭐 환담이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할까 봐 우려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사전 환담에 우리 대표가 참석하는 건 맞다. 그런데 이 사전 환담이라는 건 시간이 매우 짧다”며 “그리고 당사자가 여러 명 참석하는 그런 자리다. 그야말로 굉장히 의존적이고 형식적인 자리라서 방금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그런 내용들(영수회담이나 3자 회담 가능성)의 얘기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소통을 위해서는 대통령실이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국회에서의 만남은 지금까지 못 해 왔던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왜냐하면 대통령실에서도 자주 얘기하고 있는 TPO(때·장소·상황)라는 게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오셨으니까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라고 생각해서 만나기는 하는데 여전히 야당 대표를 대통령실에서 정중하게 초청해서 만남을 갖는 것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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