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코스닥 시장의 추가 하락 경보가 울리고 있다. 대내외 악재를 고려하지 않는다 해도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아직 바닥권과 거리가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술적 위험도 또한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이달 초 이후 현재까지 6.23%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807.40포인트에 위치했던 지수는 757.11포인트까지 뒷걸음질 쳤다. 이 기간 2% 넘게 폭락한 거래일만 4회에 달한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3.95% 밀리는 데 그쳤다. 코스닥 대비 지수 방어가 우수했던 셈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코스피는 바닥권, 코스닥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단순 지수 등락 폭을 비교해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이달 30일까지 3.93%, 12.75% 올랐다. 코스피의 경우 현재 상반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하지만 코스닥의 경우 하락폭이 절반 수준이다. 때문에 바닥이라기 보다 추가 하락이 우려되는 수준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투자지표 상으로는 차이가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달 27일 기준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의 경우 코스피는 0.83배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발발했던 2020년 3월 말 0.71배를 제외하면 현재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쳤던 2009년 2월 0.89배 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반면 같은 날 기준 코스닥 PBR은 1.74배로 집계됐다. 2020년 3월(1.49배)을 제외해도 지난해 12월 말 수치인 1.53배보다도 높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확실히 덜 빠졌다”며 “코스닥 시총은 아직 연초보다 16% 가량 높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제외해도 8%나 높다”고 설명했다. 향후 코스피보다 코스닥지수가 상대적으로 하락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지표로도 코스닥 저점과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27일 기준 코스닥지수의 20일 이격도는 93.51%, 60일은 86.42%다. 이격도는 지수와 일정 기간 해당 지수의 등락 평균 값을 나타낸 이동평균선 사이의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주식시장에서는 20일 이격도 92% 내지 그 이하를 저점으로 인식한다. 코스닥지수가 저점 부근에 위치했지만 아직 추가적인 하락이 가능한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 보통 금융 시장은 20일 이격도 92% 수준을 매수 시점으로 판단하는데 이는 경험적으로 92% 부근에서 여러 차례 저점을 형성했기 때문”이라며 “코스닥 이격도 역시 20일 및 60일이 각각 93.5%, 86.2%로 추가 하락 위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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