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 “환경에 부딪히는 부분 많아…선수들에 뭐라 할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실에 대한 지적에 ‘구조적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보면 결국 국제 경쟁력 문제를 인프라 등 환경 측면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위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국제 경쟁력에 대한 질의에 “내가 선수들에게 ‘경쟁력이 없다’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위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대적할 상대가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나 중국인데, 우리 고등학교 여자농구팀이 19개밖에 없다고 안다. 일본은 3천개가 넘는 학교에서 선수를 뽑는다”며 “나도 지도자로서 경쟁력 있는 선수를 만들기 위해 고민이 많지만 환경에 부딪히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정말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시아권에서 1등하고 그럴 때는 그만큼 우리 인프라도 좋았다”며 “요즘 선수들에게 왜 일본, 중국을 상대로 그 정도밖에 하지 못하냐고 하는데, 선수 규모 자체가 작은 탓에 자꾸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올해 딴 메달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밖에 없다는 등 좋지 않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측면에서 더 격려해주시면 아시아권에서 한국 농구가 좋은 결과를 또 낼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위 감독은 2012년부터 우리은행을 이끈 ‘여자농구 최장수 사령탑’이다.
특히 21승만 더 추가하면 역대 최초로 300승을 달성한 감독으로 기록될 정도로, 여자프로농구 대표 명장으로 평가된다.
중·고등학교 코치를 경험한 청주 KB의 김완수 감독도 “지도자들이 반성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변명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너무 약한 게 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 자체가 많다면 좋은 선수들도 많이 나올 것”이라며 “신입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중·고등학교 경기를 보러 다니면 한 학교에 5, 6명인 경우가 많다. 어느 곳은 5명이 안 돼서 경기에 못 나오는 학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들도 많이 공부해야 하지만, 예를 들면 재료가 있어야 뭔가 나올 수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의 비중이 더 크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여자 농구대표팀은 지난 7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최종 5위로 마쳤다. 이 대회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1965년 대회 창설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4강에 오른 나라에 주는 2024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 진출 티켓도 놓쳤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58-81로 대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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