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시달린 아내가 35년간 맺힌 한을 풀어냈다. 그는 남편이 치질을 대장암에 걸렸다고 착각해 자신을 속였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지난 아픈 기억을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결혼 35년 차 ‘리셋 부부’가 출연했다.
이날 아내는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남편이 95년도 이후엔 생활비를 안 줬다. 새집도 공동명의로 안 해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너무 고생한 게 아까워서 이혼이 안 되더라”며 “분해서 내가 이혼한다고 집을 나갔다. 3개월 정도 별거를 했다“고 밝혔다.
다시 집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는 남편의 건강 때문이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암 소식을 들었다는 것. 아내는 “죽을병 걸렸다고 해서 마음이 약해서 왔다. 병원에서 의사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사람들 보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가고 싶은 곳 가라 했다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아내는 “치질이 터져서 피가 흐른 거더라”고 말했고, 남편은 “충격을 받아서 바짝 말랐었다”며 “의사가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를 들은 오은영이 “대장암은 오진을 할 수가 없다. 분명하게 하고 가야 한다”고 못박자 남편은 “겁을 주려고 그랬는지, 내 짐작에 암인 것 같더라”고 정정했다. 결국 의사는 암이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암이라도 진단내리고 3개월 후에 죽는다고 짐작내린 것이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오만 정이 떨어지고, 입은 닫은 이유에 과거 배우자 폭행이 있었다고 밝혔다. 딸 역시 기억 속에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아내는 20여 년 전 상가 이웃과 말다툼이 생겨 실랑이를 벌였는데, 남편이 아내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사람들이 모두 모인 곳에서 아내를 때렸다고. 당시 10대였던 딸도 엄마가 맞는 모습을 봤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이에 남편은 폭력을 인정하면서도 아내가 덤벼들어서 손찌검을 했다고 변명했다. 남편은 “순간적으로 성질이 났다. 그렇게 하면 ‘안 해야지’ 싶은 생각이 드는데 또 확 덤벼들고 그러면 나도 주체를 못 한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폭력은 너무 공포스럽다. 폭력을 쓰는 주체가 가족, 배우자라면 특히 부모라면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며 “너무 큰 문제라고 본다. 누가 잘못을 했든 술을 마셨던 안 마셨던 절대 폭력은 하면 안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만큼은 제 말이 정답이다. 절대 하면 안되는 일이다”라고 거듭 못박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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