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가 채널A와 인터뷰 하는 모습(좌. 채널A 캡처)과 전청조 씨가 남자 행세를 하며 앉아있는 모습(우. 김민석 강서구 의원 제공).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의 결혼 상대로 알려졌다가 사기 전과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된 전청조 씨가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쓰는 화법으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실제 교도소에서 사기범들을 면담하다 보면, 그렇게 현학적 모양새로 어필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 교수는 31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제3자가 보기에는 되게 어리석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보이지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나 사실은 아주 괜찮은 사람이다, 공부도 많이 했다, 이런 걸 보여주는 데 영어 어휘를 섞어쓰는 것만큼 더 효과적인 게 없다”며 “그런 전 씨의 말투나 행동, 내용 이런 것을 보면 이 사람은 틀림없이 사기범인 건 맞는데”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사람이 또 한편으로는 남 씨에게는 순정 어린 그런 연인의 감정을 틀림없이 갖고 있었던 건 아닌지, 그래서 나름대로 무슨 희생을 치르고라도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이런 희망사항도 한편으로는 있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언론이 전 씨에게만 주목하고 있는데, 이게 이 사건의 가장 ‘미싱 포인트’로 보인다”며 “남 씨가 어떤 경위로 전 씨를 만나 이렇게 의존했는가. 남 씨가 원래 그런 사람인가. 물불 안 가리고 사람에게 정말 이렇게 판단 능력이 없이 의존하는 사람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이 사람은 국가대표다. 그렇기에 대단히 나름대로의 의사 결정 능력이 월등했을텐데, 지금 남 씨가 주장하는 게 원래 남 씨의 모습과는 다른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남 씨와 전 씨의 인터뷰가)180도 다른 얘기”라며 “객관적으로 볼 때 전 씨를 12월에 만나 1월부터 연인 관계였다, 이런 주장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두 사람이 서로 간의 범죄 수익을 노린 사기에 합의했다면, 그렇다면 사실 그 (결혼 예고 소식이 담긴)그 인터뷰는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그 인터뷰를 하게 된 경위는, 남 씨는 인터뷰에 가치가 있다. 전 씨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잡지사를 쫓아가도 인터뷰해줄 리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또 “그러니까 결국 남 씨가 인터뷰를 절박하게 해야 할 어떤 니즈가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가를 캐는 게, 그게 전 씨의 문제가 불거질 것을 몰랐다 치더라도 결국 남 씨는 왜 그렇게 인터뷰를 하려고 했을까”라며 “결국 결혼 발표 인터뷰였다. 그런데, 결혼 발표가 일반적으로 동거하는 남녀 사이 그렇게까지 센세이셔널한 이슈가 별로 될 게 없는데, 이미 동거하고 있었으니, 그런데 그렇게까지 인터뷰를 해야 한 일은 남 씨가 자초한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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