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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른 경기 침체 속에서 주가 하락을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의 수익률이 돋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차전지 인버스 ETF가 유독 강세다. 그에 반해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올해 초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정방형 ETF 상품들과 업종별 주가 지수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상품 중 이달 들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ETF 상품은 전체(768개) 중 단 15.5%(11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10% 이상 고수익률을 달성한 상품은 인버스 ETF 뿐이다. 인버스 ETF는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상품을 말한다.
인버스 ETF 상품 중에서도 공통적으로 코스피200 선물과 코스닥150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상품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해당 상품과 관련, 미래에셋·키움·한화·KB·삼성자산운용 등에서 운용하고 있는 인버스 ETF 상품들 대부분이 현재까지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삼성자산운용에서 출시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11.38%로 가장 높았다.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한 상품들 중 단연 돋보이는 상품은 KB자산운용에서 지난달 출시한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다. 이차전지주 하락을 추종하는 이 상품은 이번 달에만 20.72% 올랐으며, 전체 상품들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는 고평가됐던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지날 달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최근 테슬라의 부진한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관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보수적으로 전환하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특히 시가총액이 비교적 높은 이차전지 관련주들(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삼성SDI, LG화학,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포스코DX 등)이 급락하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인버스 ETF 수익률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각 지수마다 시총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최근 많이 빠지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끌어내린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각 지수와 관련한 인버스 ETF 수익률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영향으로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올해 초 수준으로 회귀하자 KRX 지수도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모두 하락세로 전환했다. KRX 지수는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종목 중에서 각 부문별로 우량기업을 선정해 분류한 지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증시 반등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변동성도 높고,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는 금리 상승보다 경기 하강을 주의해야 하는 국면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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