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주당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황제주’가 시장에서 사라졌다. 주식시장이 강하게 조정 받는 가운데 실적마저 부진해 황제주 자리를 반납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6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지난 7월 26일 장중 153만9000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57%가량 하락한 상태다.
에코프로가 100만원대 아래로 내려가면서 국내 증시에선 ‘황제주’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주당 50만원이 넘는 종목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코프로, 태광산업 등 3개에 불과하다. 1년 전만 해도 8개 종목이었다.
에코프로가 황제주 자리를 반납하는 데 걸린 시간은 2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 단기 수급에 의해 주가가 급등했던 데다 실적이 주가 수준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9% 감소한 65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139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보다 앞서 LG생활건강과 엔씨소프트가 황제주 자리를 반납했다.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31만1000원이다. 한때 178만원을 기록했던 때와 비교하면 83% 하락했다.
올해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자 지난 27일에는 하루 만에 20% 넘게 급락 마감했다. NH투자증권은 30일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40%나 하향 조정하면서 실적 답보 상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씨소프트도 과거 2021년 2월 104만8000원에 거래되며 고점을 찍었지만 현재는 84% 떨어진 23만원이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6월 27일 29만원대에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6년 만에 3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기존 게임의 부진에 더해 2021년 11월 이후 신작이 전무했던 게 주가 하락을 불러왔다. 신작인 ‘쓰론앤리버티(TL)’가 오는 12월 정식 출시될 예정인데 흥행 여부는 불분명하다.
최근 1개월간 상상인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리니지M’을 제외한 기존 게임의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작 TL에 대한 보수적인 기대감, 내년 신작 출시 지연 가능성 등을 반영하면서다.
황제주에 등극했던 종목 중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이 30%로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8월 18일 103만4746원을 찍고 금리 상승 등 하방 압력 속에 주가가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황제주에 다시 등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이다. 증권가에서 목표가로 100만원 이상을 제시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4공장의 본격적인 가동, ADC공장의 가동 등으로 내년에도 압도적 성장률을 보여줄 것으로 추정한다”며 “주식시장의 관심이 이차전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다시 집중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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