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대표가 사전환담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메시지가 될 것”(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관계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시정연설 사전환담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 기념식 등에서 수차례 마주쳤지만 짧게 인사를 나누는 것에 그쳤던 두 사람이 한 자리에 만나 나눌 대화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30일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전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시정연설 때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대표의 결단으로 참석하기로 결론이 났다”고 이 대표의 참석 의사를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31일 오전 9시40분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국회의장·국무총리·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중앙선거관리위원장), 여야 지도부가 참석하는 사전환담에 참석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함께 참석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의 첫 번째 시정연설에서는 이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시정연설에 불참했고, 사전환담에서의 양측 만남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은 야권을 향한 검찰과 감사원의 전방위적인 수사·감사 등에 반발하며 헌정사상 최초의 ‘보이콧’을 감행했다.
지도부 내에서는 이 대표 참석을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하게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여야정 3자 회담’의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환담 자리에 나서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다만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국정기조 변화를 촉구하고, 야당과의 소통을 압박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석을 결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이 있을 때면 사전환담에 참석하는 건 국회의 오랜 관례인데 이 대표가 2년 연속 불참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이 자리에서 무슨 말이나 요청을 할지보다는 참석 자체가 메시지가 될 것”이라면서 “상대방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한 결정이고, 협치의 기회를 상대에게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20분여간 진행되는 환담에서 양측 간 실질적인 이야기가 오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 측에서는 앞서 요청한 3자 회동 성사 여부를 지속해서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이날 최고위 공개발언을 통해서도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서 국정기조 전면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길 바란다”고 말한 만큼 이에 대한 평가 메시지가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정연설과 관련해 이 대표가 이를 어떻게 평가했을지 종합해 메시지를 따로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 고통에 제대로 응답하기를 바라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사전 환담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만남이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기 때문에 국회 지도자들과 만나게 되면 목소리를 잘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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