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이스라엘 남부 음악축제에 갔다가 의식을 잃은 채 반나체 상태로 트럭에 실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간 20대 독일계 이스라엘인 여성 샤니 룩이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회견하는 샤니 룩의 사촌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2세 샤니의 모친인 리카르다 룩은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정보에 따르면 딸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dpa통신에 밝혔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샤니의 사망을 확인했다.

독일 외교부는 “이스라엘 당국과 우리 정보에 따르면 독일 국적자가 한 명 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한자릿수 규모의 독일 국적자들이 하마스에 희생됐다”고 밝혔다.

샤니의 모친 리카르다는 “샤니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두개골의 파편을 발견해 DNA 검사를 한 결과”라면서 샤니는 이미 지난 7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리카르다는 샤니가 하마스의 최초 공격 당시 머리 부분에 총격을 입고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소식은 끔찍하지만, “적어도 고통을 받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리카르다는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우리는 하마스의 기습공격 소식을 듣고 샤니에게 전화해 피할 곳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샤니는 곧 차를 타고 안전한 곳으로 가겠다고 했다”면서 이는 샤니와 마지막 통화였다고 밝혔다.

샤니 룩의 모친 리카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리카르다 등 샤니의 가족들은 샤니의 석방을 위해 독일 정부가 총력을 다해줄 것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샤니 룩은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음악축제에 갔다가 하마스에 붙잡혀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진 동영상을 보면, 하마스 대원들은 반나체 상태인 그를 엎드린 자세로 다리를 돌려놓고, 트럭 짐칸에 실어 끌고 갔다. 한 대원은 그에게 침을 뱉었다. 독일 국적인 그의 모친은 무릎 아래 문신을 보고 샤니를 알아봤다.

샤니 룩은 여러 차례 독일 라벤스부르크의 할머니, 할아버지 집을 방문해온 이스라엘-독일 이중국적자다. 샤니를 비롯해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이들은 239명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실종자는 40명에 달한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샤니의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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