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된건 오염수 아냐” 정쟁 활용 재차 경계
공식 용어 변경 문제, 연말까지 입장 정리키로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오염수 정화 설비인 ALPS 배관 청소 중 작업자들이 세정수를 뒤집어쓴 사고와 관련해 ALPS의 성능과 무관하고 오염수 방류 안전성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관계부처 차원에서 이른바 정치가 과학을 무시하고 외면해 발생하는 ‘후쿠시마 괴담’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30일 열린 ’92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 배관을 청소하던 작업원 5명이 배관 세정수를 뒤집어쓰게 된 사고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는 안전상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장에 따르면, 일본 측은 지난 25일 오전 10시 40분께 ALPS 필터 출구 배관 세정 작업을 하던 작업자 5명에게 배관 세정수가 비산된 사고가 있었고, 이 중 2명이 병원에 이송됐다가 28일 퇴원했다고 통보해왔다.
신 국장은 “이번 사고와 ALPS 성능은 무관하다”며 “탄산염하고 질산이 반응하면서 가스가 생기고 그게 고압이 되면서 호스가 빠져나가 세정수가 일부 흩날린 거로 이해하고 있다. 호스 결박을 제대로 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노출된 게 ‘오염수’가 아닌 ‘세정수’라며 후쿠시마 방류 문제가 안전성 우려 종식보다 여야 간 정쟁의 소재로 더 활용되는 것을 재차 경계했다.
박 차장은 “노출된 게 일단 오염수는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됐다. 양도 생수병 한 병 반 정도 되는 양”이라며 “더군다나 오염수 또는 처리수 이송 과정에서 발생한 게 아닌, 중단 후 청소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안전상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후쿠시마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원회 국정감사 성과 기자간담회에서 “다핵종제거설비 청소 중에 단 100㎖ 분사량으로 작업노동자가 피폭돼 병원 이송되는 사고도 발생했다”며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직원으로 밝혀졌다. 사고 원전이 얼마나 엉터리로 관리되는지 보이는 한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민주당 대책위의 국감 성과 기자간담회에서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심각하게 볼 사안이 현재까지 없다’는 입장을 공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오염수 용어 변경 문제는 연내 결론 낼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차장은 “현재까지는 각 이해관계자나 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완료한 상태고, 이걸 가지고 국정감사 때 나온 얘기들을 종합해서 어떤 식으로 판단 내릴지 정부 내 조율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내 정리 여부 질문에 “여러 계기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다만 “최종 변경 여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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