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실적 부진과 부동산 거래 위축에 따른 세수 결손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세 수입은 26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조9000억원 줄었다.
9월 국세 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66.6%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실적 대비 진도율(80.2%)과 최근 5년 평균 실적 대비 진도율(79.0%)을 크게 밑돈다. 올해 남은 기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이 걷힌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344조9000억원으로 추정돼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55조6000억원 적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세수 재추계 결과(341조4000억원)보다는 3조5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세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배경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급격히 악화한 대내외 경제 여건에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시장 위축으로 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이 크게 줄었다. 반도체 업황 침체로 수출이 부진해 법인세수도 급감했다.
주요 세목별로는 1~9월 법인세가 71조9000억원 걷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조8000억원(24.9%)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이익 부진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중간예납 납부 세액 감소로 인한 법인세가 9월에만 1년 전보다 3조6000억원 덜 걷혔다. 최진규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다만 법인세 중간예납이 이달로 사실상 마무리되고, 10월 중소기업의 분납분에 대한 세수가 미미해 감소분은 없을 것”이라며 “다음 달부터 감소 폭이 줄어 세수 재추계 예상 흐름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세 수입은 8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거래 부진으로 인한 양도소득세가 감소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조2000억원 줄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주택매매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9% 감소했고, 순수토지매매량은 같은 기간 34.6% 급감했다.
9월까지 부가가치세 세수는 6조2000억원(10.2%) 줄어든 5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입 감소, 세정 지원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기재부는 분석했다. 상속·증여세는 11조1000억원 납부돼 1년 전보다 9000억원(7.3%) 감소했다. 이 밖에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유류세 한시 인하 효과 등으로 같은 기간 5000억원(5.6%) 줄어든 8조2000억원, 종합부동산세는 3000억원 감소한 1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교육세는 4000억원 늘어난 3조9000억원이 걷혔다.
정부는 올해 남은 기간 세수가 재추계 규모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과장은 “오는 10월 부가가치세, 11월 종합소득세 등에서 세수 감소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얼마나 더 감소할 것인지, 9월에는 (세수가) 좋아질 것인지 등 관련해 현재까지는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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