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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명가인 현대캐피탈이 예상외의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당면한 관심사로 첫 승이 과연 10월 안에 나올지 여부가 떠올랐다.
현대캐피탈은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과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1라운드 경기에 임한다.
현대캐피탈은 직전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개막 후 4연패 늪에 빠졌다. 이 경기에서 허수봉은 다시 미들블로커로 자리를 옮겼고 첫 경기 이후 선발로 나서지 않았던 차이 페이창이 다시 선발 미들블로커로 허수봉과 호흡을 맞췄다. 결국 개막전의 라인업으로 회귀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여전히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면서 4연패를 당했다.
한국전력전 이후 최태웅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는 또 다른 도전을 해보겠다”며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했다.
허수봉이 세 개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한 상황에서 과연 최 감독이 꺼낼 수 있는 또 다른 변칙 전술이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 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전술로는 김선호나 전광인을 세터의 대각에 위치시킨 뒤 아흐메드와 허수봉을 대각에 배치해 두 선수가 돌아가면서 전위에서 화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여자부의 정관장이 메가왓티 퍼티위-지오바나 밀라나를 활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혹은 삼성화재전과 마찬가지로 허수봉을 아포짓에 위치시키되 당시에는 사실상 리시브를 면제받았던 아흐메드의 리시브 가담 횟수를 더 늘리는 방법도 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최 감독에게 달려 있다.
홈팀 OK금융그룹은 직전 경기에서 삼성화재에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사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은 예상 가능했다. 차지환은 KB손해보험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상대인 삼성화재가 연승을 달리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셧아웃 완패는 쉽게 예상할 수 없는 결과였다.
서브의 강도를 낮추는 대신 범실을 줄여서 블로킹과 수비로 반격을 노린다는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시스템이 처음으로 난관에 부딪힌 경기였다. OK금융그룹은 삼성화재보다 7개가 적은 11개의 범실만을 저질렀지만 그 반대급부로 김정호-요스바니 에르난데스-이상욱의 리시브를 흔들지 못했다.
그로 인해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요스바니가 58.14%의 공격 성공률로 27점을 터뜨렸고 김정호와 박성진 역시 50%를 상회하는 공격 성공률로 뒤를 받치며 삼성화재의 공격이 OK금융그룹의 안정성을 무너뜨렸다. 이 과정에서 OK금융그룹이 자랑하는 블로킹 시스템도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유효 블로킹 개수는 같았고(5-5), 블로킹 득점의 개수는 오히려 삼성화재에 밀렸다(7-8).
팀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최 감독과 오기노 감독의 지략 대결이 관건이 될 경기다. 과연 현대캐피탈은 2023년 10월의 마지막 날을 첫 승의 기쁨을 만끽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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