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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엉뚱한 사람 기소한 檢… 대법 “위법한 기소… 공소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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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폭행 혐의로 약식기소하면서 피고인과 이름이 같은 엉뚱한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바람에 전과가 남을 뻔했던 40대가 대법원에서 구제를 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의 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공소기각 판결했다.

B씨는 지난해 4월 27일 경기 평택시의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강모씨(당시 19세)를 평소 자신을 무시하고 약을 올렸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는 법원에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하면서 B씨가 아닌 A씨의 주민등록번호와 등록기준지를 기재했다. 두 사람은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이었다.

지난해 10월 7일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대로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하는 약식명령을 내렸는데, 법원이 내린 약식명령에도 검사가 기재한 대로 A씨의 인적 사항이 그대로 기재됐다. A씨가 불복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11월 15일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됐다.

뒤늦게 엉뚱한 사람이 기소돼 벌금형을 확정받은 사실을 인지한 검찰은 지난 4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제기했다. 비상상고는 판결이 확정된 뒤에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했을 때 검찰총장이 제기할 수 있는 비상구제절차다.

재판부는 “표시상 착오로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이 사건 공소제기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수 없고, 검사가 표시상 착오를 바로잡지 않았으므로 법원으로서는 공소기각의 판결을 해야 한다”라며 “그런데도 이러한 조치 없이 약식명령이 그대로 발령·확정됐다면 이는 심판이 법령에 위반된 것이고,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지적하는 비상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라며 “그러므로 원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사건에 대해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에 대해서는 적법한 공소의 제기가 없었고, 검사가 표시상 착오를 바로잡지 않은 이상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소를 기각한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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