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스페인 라리가 발렌시아 구단이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지켜보던 중 벌떡 일어났다.
발렌시아 구단은 31일(한국시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우리 구단이 징계받았던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쓴 것에 대해 유감이다. 우리 구단은 해당 사건과 관련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했다”면서 “우리는 인종차별 행위를 규탄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구단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발렌시아는 왜 발끈했을까. 31일 프랑스 파리의 샤들레 극장에서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이 열렸다. 행사 중에 축구 공로상인 ‘소크라테스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소크라테스상을 받았다.
비니시우스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소크라테스상을 수상한 건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앞으로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 이 자리에서 좋은 소식 하나 알려드리겠다. 곧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학교가 문을 연다.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발롱도르 주최사 ‘프랑스 풋볼’은 비니시우스를 호명하면서 무대 뒤 스크린에 레알 마드리드-발렌시아 경기 장면을 띄웠다. 지난 5월 22일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스페인 라리가 경기 중에 나온 장면이다.
당시 발렌시아 팬들은 경기 내내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를 야유했다. 이들은 비니시우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원숭이 소리를 냈다. 급기야 “비니시우스 원숭이!”라고 외치는 떼창도 이어졌다.
결국 비니시우스가 폭발했다.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 관중을 향해 삿대질했고, 발렌시아 선수들이 비니시우스를 거칠게 말렸다. 이 과정에서 두 팀 선수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졌다. 비니시우스는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발렌시아 관중들은 퇴장하는 비니시우스에게 다시 한번 인종차별성 폭언을 쏟아냈다. 그러자 비니시우스는 손가락 2개를 들어 “2부리그로 강등 돼라”라고 받아쳤다. 이를 본 발렌시아 코치진과 벤치 선수들이 비니시우스에게 달려들었다.
비니시우스는 “이번 인종차별 공격은 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도 아니고,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일상이다. 라리가에서 대처하는 걸 보면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것 같다. 한때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가 뛰었던 라리가 무대가 지금은 인종차별이 만연한 곳으로 바뀌었다. 마음이 아프다”고 입장을 냈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도 “우리는 비니시우스를 향해 벌어진 사건들을 강경하게 규탄한다. 해당 사안은 심각한 범죄 사안이기에 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조치를 취했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31일, 축구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시상식인 발롱도르 행사장에서 발렌시아 구단의 흑역사가 노출된 것이다. 발렌시아는 ‘왜 굳이 우리와의 경기에서 벌어진 일을 스크린에 띄웠느냐’고 지적했고, 이를 본 축구팬들은 ‘발렌시아는 여전히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받아쳤다.
한편, 비니시우스는 이번 2023 발롱도르 시상식 최종 후보 30인에 들었다. 수상 결과 6위에 선정됐다. 수상자 리오넬 메시 뒤를 이어 엘링 홀란드, 킬리안 음바페, 케빈 더 브라위너, 로드리가 TOP 5에 선정됐다. 바로 다음 순위가 비니시우스다. 발렌시아 소속 선수는 단 한 명도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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