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사조그룹 계열사들에서 올해 지속적으로 사조대림 지분을 매입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오너 일가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일각에서는 내년도 만료되는 감사위원 선임에 소액주주들이 개입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대림은 이달초부터 지난 30일까지 사조랜더텍, 주지홍 부회장,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등 3명의 특수관계인이 총 4만9319주(0.54%)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사조대림은 어묵과 유지류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작년 기준으로 매출액 2조188억원, 순이익 738억원을 올린 사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초 사조대림 지분을 매입한 특수관계인들 중에서는 사조랜더텍의 매입 비중이 가장 컸다. 사조랜더텍은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사조대림 주식 3만7363주를 매입했다. 사조대림 총 발행 주식 가운데 0.41% 수준으로 사조랜더텍이 보유한 사조대림 지분은 1.7%로 늘어났다.
주 부회장도 지난 19일 사조대림 지분 7500주를 장내매수 했다. 사조대림 전체 주식 가운데서는 0.05%수준이며, 이로인해 주 부회장의 사조대림 지분은 현재 2.54%까지 증가했다. 한편 주 부회장은 지난 4월부터 올해만 5번째 사조대림 주식을 매입했다.
특히 주 회장은 3년 만에 사조대림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주 회장은 지난 27일 사조대림 지분 4456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0.05%를 보유하면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주 회장은 과거 2019년부터 사조대림 지분 2.96%를 보유 중이었다가, 지난 2020년 4월에 시간외 매매로 사조대림 지분을 전량 매도한 바 있다.
사조대림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오너 개인이 매입한 지분에 대해선 답변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사조그룹, 올해만 사조대림 지분 6.76% 매입…특수 관계인만 11명
사조그룹은 이번달 뿐 아니라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사조대림의 주식을 매입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사조대림 내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해 말 50.16%(459만6792주)에서 지난 30일 기준 56.92%(521만8397주)로 6.76%포인트(p) 늘었다.
같은 기간 지분이 늘어난 특수관계인은 주 부회장 23만3274주, 사조동아원은 18만7031주, 사조랜더텍 11만6899주, 주 회장 부인인 윤성애씨 7만6655주, 주 회장 4456주 등이다.
지분 매입과 함께 주주명부에 있는 특수관계인 수도 늘었다. 주진우 회장과 주지홍 부회장이 올해 초 새롭게 사조대림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면서 특수관계인도 총 11명이 됐다.
현재 주 회장, 주 부회장을 포함한 사조대림 특수 관계인은 사조산업(13.77%), 사조씨푸드(13.23%), 사조동아원(9.9%), 사조시스템즈(9.82%), 캐슬렉스제주(2.57%), 사조랜더텍(1.7%), 캐슬렉스서울(1.27%), 사조비앤엠(1.17%), 윤성애씨(0.89%) 등이다.
내년 감사위원 선임 앞둔 사조대림…3% 룰 사전 방지?
이같은 사조그룹의 지분 매입과 특수 관계인 확대에 대해 일각에선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 3% 룰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사조대림의 감사위원 가운데 이봉준, 정재년 감사위원은 내년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감사위원 선임 시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를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때 감사위원회가 존재하는 사조대림의 경우 ‘개별 3%룰’이 적용된다.
개별3%룰이란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 관계인들의 지분을 주주마다 각각 3%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개별 3% 룰이 적용되면 사조대림의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인 사조산업(13.77%)과 사조씨푸드(13.23%)도 3%씩 밖에 의결권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사조그룹은 지난 2022년 계열사 사조오양에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소액주주와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 표 대결에서 패배해 이들이 제안한 이상훈 경북대 로스쿨 교수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이에 사조그룹이 사조대림에서도 사조오양과 같은 사례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 관계인 지분을 주총전 미리 확보해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의 개입을 미연에 차단했다는 것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사조대림 내 특수관계인이 11명인 경우 3%룰을 적용해도 최대 33%까지 의결권을 확보 할수 있다. 즉, 소액주주가 30% 미만인 사조대림에서 행동주의펀드가 개입해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측에서 제안한 감사위원 선임을 저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사조대림에 주주제안을 하더라도 승산이 없어 행동주의펀드나 소액주주도 개입하지 않고 있다. 사조대림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사조대림에 비공개 대화나 주주 제안 등 주주 활동을 한 행동주의펀드나 소액주주연대는 없다.
사조그룹 주주연대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주주가 아니었던 주 회장까지 사조대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봐서는 과거 사조오양 감사위원 선임에 실패한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30%에 못 미치는 소액주주 지분으로는 11명의 특수 관계인이 있는 사조대림을 상대로 주총에서 승리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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