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점유율 17.84%
지난해 점유율 19.69%에 못 미쳐
국내차 품질 향상과 신차 효과가 배경
고금리로 인한 수입차 구입 부담도 영향
올해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4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선전하면서 국산차 판매가 크게 늘었고, 특히 국산 고급차 브랜드가 선전했다.
31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외국산 수입 자동차의 국내 점유율은 17.8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신규 자동차 대수는 총 110만8576대로 그 가운데 수입차는 19만7742대였다.
수입차 점유율은 2010년대 들어 꾸준히 연평균 1.5%포인트(p)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2년 10.01%였던 점유율은 지난해 19.69%까지 올랐다. 최근 10년 새 수입차 점유율이 역성장한 건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영향을 받은 2016년과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19년뿐이다.
수입차업계는 올해 수입차 점유율 20% 고지를 넘길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성장세가 주춤하며 4년 만의 역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수입차의 성장세 둔화 배경으로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의 품질 상향 평준화와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인한 효과로 풀이된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약진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수입차를 선택하던 이들이 국산차로 넘어가고 있다”며 “특히 수입차 가운데 하이엔드급을 제외한 차종에 대한 수요는 제네시스가 많이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며 자동차 할부금이 치솟은 것도 수입차 시장 점유율 둔화의 배경 가운데 하나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수입차의 구입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이 제네시스와 경쟁을 피하려고 더 비싼 차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형성하다 보니 경제 위기에 역풍을 맞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는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대표 브랜드가 신차를 출시하면 수입차 판매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BMW가 이달 초 국내 인기 모델인 5시리즈 8세대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하는 등 4분기에 점유율을 확대할 여지도 남아있다.
이 교수는 “수입차의 점유율이 계속해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적어도 15~17%대를 유지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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