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이웅희 한국회계기준 센터장이 국내 지속가능기준위원회(KSSB) 기구 설립에 중요한 것은 국제기준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닌, 조정 논의라고 짚었다.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는 ‘바람직한 국내 ESG 공시제도 도입방향’이라는 주제로 ‘KRX ESG포럼 2023’이 개최됐다.
올해로 개최 3년째를 맞이하는 KRX ESG포럼은 국내 ESG 경영·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보교류 소통의 장으로서, 기업, 투자자, 학계, 업계 관계자 등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개회사를 맡은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ESG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ESG 공시제도와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며 “거래소는 정부 정책에 따라 ESG 의무공시 도입을 추진함에 있어 공시제도의 합리적 설계와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알렸다.
축사를 맡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ESG 공시제도는 모든 ESG 정책 개선의 출발점이자 근간”이라며 “ESG 의무공시의 기준, 대상, 시기 등을 관계부처 협의와 기업,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통해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첫 번째 주제발표에서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센터장은 ‘글로벌 ESG 공시동향과 KSSB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글로벌 ESG 공시기준 제정 동향과 국내 기준 도입방향을 설명했다.
세계 각국의 ESG 공시 동향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탄소감축정책, 관련 규제들이 현실화되면서 구체적으로 정해졌다. 2020년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하와이, 호주 산불 등 대형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환경의 위험이 금융 안정을 해치고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주면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기관 투자자들은 기업에 지속가능한 사안이 회사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하면서 국제 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 결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 유럽지속가능성공시기준(ESRS)이 제정됐다.
각국 사례를 살펴보면 유럽은 이달 유럽의회(EP)에서 ESRS를 공시기준으로 결의안을 채택했고, 미국은 4분기 발표 예정인 공시 규정에 따라 공시 의무화 최종안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2024년 말까지 의무화 규정을 확정할 예정이며 일본은 자국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SSBJ) 기준에 따른 공시 의무화 로드맵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이후 회계연도부터 모든 상장기업이 법정보고서에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위한 새로운 섹션을 작성할 것을 의무화했다.
국내 금융당국은 ESG 공시기준 제정을 지원하기 위해 회계기준원에 기구를 설립, KSSB가 내년 1분기 중 구체화될 예정이다. 다양한 기업,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한다.
이 센터장은 “KSSB는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국제지속가능성공시기준을 그대로 따르는 게 아니라 국제기준을 어떻게 조정할지 논의하는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공시사항을 확인하고 공시 요구사항별로 요구하기 위해 KSSB는 적극적이고 의견조회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인 활동 외에도 실제 적용 대상이 되는 기업들을 업종별로 분류해 10개 섹터로 나눌 예정”이라며 “논의 사항을 확인하고 의견을 제출해 개선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공시 요구사항 검토를 위해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각계 부처와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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