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중국에서 선주문을 받은 인공지능 반도체 물량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제품 참고용 이미지. < 엔비디아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에 인공지능(AI) 반도체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선주문을 받은 물량도 공급하지 않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1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에 더 이상 인공지능 반도체를 출하할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당초 미국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제재가 시행되는 11월 중순 이전까지 최대한 많은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 내년에 출하가 예정되어 있던 반도체를 미리 중국 고객사에 공급해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결국 이러한 계획을 중단하고 선주문을 받은 50억 달러(약 약 6조8천억 원) 상당의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대중국 수출 규제가 곧바로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서한을 받은 뒤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고객사들에 남는 물량을 공급하려 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엔비디아는 중국에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미국 정부 규제에 맞춰 다소 오래된 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중국 고객사에 판매해 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추가 규제를 통해 이러한 제품의 수출도 제재하기 시작하면서 엔비디아는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완전히 놓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였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이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군사 분야에 활용하는 일을 막겠다는 이유를 들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대형 IT기업이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로 자리잡고 있는 시장이다. 미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엔비디아가 이미 선주문을 받은 반도체 공급마저 포기하게 되면서 실적에 더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는 자연히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재고 증가와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 등 여러 분야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규제 강화가 결국 미국 기업들에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앞세워 반대 의사를 표시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견제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사들일 수 없게 되면서 자국 기업인 화웨이 반도체로 이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화웨이 반도체는 엔비디아 제품과 비교해 성능과 전력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기술 발전 속도가 늦춰지는 일이 불가피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엔비디아 제품을 사들이던 바이두와 알리바바도 이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 기술로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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