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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 ‘예산 정국’이 31일 막을 올렸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이번 주 본격화되면서 657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격전이 예고됐다.
국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음 달 1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안 심의에 본격 돌입한다. 11월 3·6일 경제 부처, 7·8일 비경제부처 예산심사와 9·10일 종합정책질의 이후 14~17일 감액 심사를, 20~24일 증액 심사를 진행한다. 각 상임위원회에서도 소관부처 예산안 심사가 예정돼있다.
다만 여야가 예산안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면서 올해도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헌법에 따라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즉 올해는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여야 간 이견이 지속될 경우 법정시한은 물론 12월 9일 정기국회 내에도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번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국가 경제를 내팽개친 예산’이라며 특별히 더 세밀하게 심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 시정연설 후 브리핑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됐고 청년 예산도 대폭 삭감된 것, 인구 문제나 기후 문제 관련 예산도 충분히 담겨있지 않다는 점에서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예산”이라며 “시정연설도 전체적으로 매우 실망스럽고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민주연구원이 주관한 ‘2024년도 예산안 토론회: 윤석열정부 예산안,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도 축사를 통해 “무려 60조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했지만 정부에서는 재정 운용 실패를 인정하기는커녕 터무니없는 대책을 내놓았다”며 “민주당은 오로지 국민과 민생이라는 원칙으로 철저하게, 꼼꼼하게 예산심사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 야당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상임위 심사단계에서부터 철저히 대응해 주시고 예결위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들께 제대로 설명하고 법정기한 내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날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차원에서 간담회를 열고 R&D 예산 삭감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예산안 심의 때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우성 위원장은 “어디에 얼마나 투자할지 제대로 심사·평가하는 시스템이 자리잡아야 하는데 충분한 검토와 시간을 하기에 여전히 부족하다”며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젊은 연구자들의 불이익이 없고 제대로 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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