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통합을 기치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의 징계를 푸는 ‘대사면’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지만, 정작 징계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하는 모양새다.
31일 여권에 따르면 혁신위는 내달 2일 열릴 최고위원회의에 ‘1호 안건’인 대사면을 건의할 예정이다. 혁신위는 전날 인요한 혁신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당 지도부에 1호 안건을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오신환 혁신위원(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은 전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최종적으로 저희가 당 지도부에 안건을 전달하기로 의결했다”며 “전달을 하면 그다음에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는 당 지도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혁신위가 지난 27일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검토하고 사흘 만에 의결까지 했지만 정작 거론되는 당사자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은 혁신위의 검토 사실이 알려지자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여기에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영남 중진 험지 출마론’ 발언에 대한 영남 지역 의원들의 불만까지 겹치며 ‘1호 안건’의 의미가 퇴색하는 형국이다. 당 내부에선 “의원들 사이에선 대사면보다 영남 중진 험지 출마론에 더 불이 붙은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대통령실과 당의 거리 재설정이 아닌, ‘징계 해제’를 첫 안건으로 삼은 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했고 1호 혁신안은 의원총회 추인이 필요한 부분도 아니고 절차적으로 복잡한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최고위가 이것을 거절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혁신위의 그 1호 안건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본질적인 것을 다루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뭔가 혁신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며 “혁신위가 왜 출범했나, 저희가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졌고 그럼 왜 졌는지 여기에 대해서 원인을 분석하고 혁신위가 해야 할 일은 그 원인을 다시 바꿔나가려고 하는 역할들을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라든지 홍준표 시장의 그런 반응들을 보면 이게 괜히 당원들만 갈라치기하고 지지자들만 갈라지는 정말 1+1, 2+a가 되는 통합이 돼야 되는데 그렇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좀 다시 생각해 봐야 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도 전날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번 강서 보궐선거를 통해 보여준 민심은 ‘나, 윤석열 대통령의 1년 5개월 동안의 통치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어’다. 다른 메시지는 하나도 없다”며 “국민들은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바꾸라고 지적한 건데 왜 당에다 쓴 약을 먹이나, 약 있으면 가져다 용산에 먹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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