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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 곳 만은’…팔레스타인 대형병원 전쟁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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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 규모를 확대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30일(현지시간) 폭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시티를 떠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1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을 수용중인 팔레스타인 대형병원들이 전쟁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지휘소와 군사시설을 숨겨뒀다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 아래에 하마스 지휘소 한 곳과 지하시설 4곳이 숨겨져 있다며 이를 표시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유엔에 따르면 알시파 병원에는 현재 5만명의 민간인이 머물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하마스 땅굴이 알시파 병원으로 곧장 이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7일 대학살 사건 이후 수백명의 테러범이 알시파 병원으로 몰려들었다는 구체적 증거를 갖고 있다”라고도 밝혔다.

이밖에 다른 가자지구 내 의료기관들도 하마스에 이용되고 있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주장이다.

야코프 아미드로르 이스라엘군 예비역 소장은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직접 폭격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가자지구 내 병원에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주변을 봉쇄한 채 하마스를 압박해 끌어내려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때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그는 “체포된 하마스 조직원의 증언과 현지를 방문한 이스라엘 정보요원들의 보고에 비춰볼 때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지하에서 15년 이상 활동해 왔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주장대로 병원 내부에 하마스 주요시설이 있거나 무장대원이 숨어 있다면 병원 자체가 전장이 되거나 인질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 소속 전문가 마이클 나이츠는 “병원 아래에 대형 땅굴을 파는 전술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나 예멘 후티 반군, 이슬람국가(IS) 등 여러 무장세력이 써왔던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마스 측은 알시파 병원 지하에 하마스 지휘소 등이 있다는 이스라엘 측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하마스 대변인은 “이스라엘 측이 하마스의 지하시설이 있다고 지적한 장소는 모두 접수처와 응급실, 집중치료실, 수술실, 유치원 등이 있는 곳”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모든 시설은 수백명의 환자와 부상자, 의료진, 피란민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은 가자시티와 가자지구 북부 여타지역의 10개 병원에 피란 중인 주민의 수가 현재 약 11만7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지대인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할 것을 거듭 촉구했지만, 여러 이유로 북부를 떠나지 못한 주민들이 병원을 피란처로 삼은 결과다.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국제구호단체와 병원 의료진들에게도 피란을 권고했지만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중환자나 미숙아 등을 이유로 이를 따르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라고 한다.

라에드 알님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대변인은 “가자시티내 알쿠드스 병원의 경우 환자가 수백명에 이르고 1만4000명의 피란민이 있어 피란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한 곳은 없다. 여기(알쿠드스 병원)가 그들에겐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병원 주변에선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이달 7일 이후 가자지구 내 35개 병원의 3분의 1과, 72개 1차 진료기관의 3분의 2가량이 건물 손상 혹은 연료 부족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4일까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현지 의료기관과 의료진에 영향을 미치는 공격이 171차례나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493명이 죽고 387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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