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자신의 5세 아이에게 이혼한 아내를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게 한 남편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의정부지방법원 제4-3형사부(이의진 재판장)의 최근 판결문에 따르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5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 받았다.
A씨는 지난 2021년 3월과 4월 2차례에 걸쳐 자신의 아들인 5세 B군에게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해 3월 26일 오후 6시 11분쯤 의정부시 한 공터에서 ‘집 나간 엄마를 찾아달라. 다른 남자랑 바람나서 아들 버리고 아빠 돈 가지고 집 나간 엄마를 찾아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B군에게 들고 서 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약 1주일 뒤에는 자신의 전처와 말다툼을 하던 도중 B군이 엄마에게 가려하자 그에게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친아들에게 정신적 학대행위를 해 그 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학대행위가 비교적 중하지 않고 일시적이었던 점, 초범인 점, 피해 아동의 친모가 피고인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검찰 측은 1심의 벌금형 판결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동육아를 약속한 전처에 대해 서운하고 미운 감정이 생겨 비이성적으로 행동했다”며 “아이를 제대로 보살피지 않거나 고통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참고자료 등에 의하면 피고인은 아이 양육에 대해 매우 극진한 관심과 열정을 보이고 실천했다. 또 사건 이후에도 전처와 잘 협조해 적극적으로 면접교섭을 하는 등 아이와 전처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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