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집중 규제 영향으로 지난해 1만 건 이하로 뚝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해 회복세를 보이며, 3만 건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아파트 이외 주택(연립·다세대·단독·다가구)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약 1만3000여 건이 감소했다. 지난해 큰 격차를 보였던 아파트 건수와 비아파트 거래량은 점차 차이를 좁혀나가다 올해 아파트가 비아파트 거래량은 넘어섰다.
1일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아파트 매매량(1~9월 누적치)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는 총 2만8094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해 전체 거래량인 9880건의 약 3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2006년 관련 데이터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거래실적에 해당한다. 아파트 규제 직격탄 영향이 남은 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했던 탓이다.
이와 달리 비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지난해 2만9463건의 거래가 성사됐지만, 올해는 1만7843건에 불과한 상황이다.
비아파트 시장은 직전년도(2021년) 5만4303건의 거래가 발생했던 것과 비교해 거래 건수는 줄었지만, 같은 기간 기준 아파트보다 약 3배 더 많은 매매가 이뤄졌다.
올해 서울 25개 구 중에서 가장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지역은 2279건의 매매가 이뤄진 송파구로 지난해(499건)와 비교해 거래량이 약 4배 늘었다. 이어 △노원구 2072건 △영등포구 1449건 △성북구 1472건 △강서구 1409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의 경우 1863건(2022년 702건), 서초구는 1240건(2022년 556선)의 아파트 거래가 성사됐다.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권역을 넓혀도 비아파트의 인기는 떨어지고, 아파트 수요는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9월 기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주택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만9448건으로 전월(5만1578건) 대비 4.1% 감소했다. 반면 전년 동월(3만2403건) 대비 52.6% 증가했다.
유형별로 아파트(3만7629건)는 전월 대비 4.2% 감소,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08.7% 증가했다. 아파트 외 주택(1만1819건)은 전월 대비 3.9% 감소, 전년 동월 대비 17.8% 줄었다. 지난 9월 누계 아파트 거래량은 31만66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 증가, 비아파트(10만7201건)는 38.5% 감소했다.
업계 전문가는 아파트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비아파트 시장 위주로 발생한 잇단 전세 사기와 금리 인상 영향에 부동산의 환금성과 안정성이 중요해진 탓이다.
진태인 집토스 중개사업팀장은 “팬데믹 이후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자산 하락이 이어졌고, 전세 사기까지 문제가 되면서 실수요자를 포함한 시장 참여자들에겐 ‘환금성’과 ‘안정성’이 중요해졌다”며 “다른 주택에 비해서 아파트는 개별성이 낮고, 타입이 일관돼 거래하기 쉽다는 이점이 있어 아파트로 수요가 집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20년 직후 아파트 수요와 가격이 많이 올라 진입이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해야, 대체재로서 아파트 외 주택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파트 선호 현상은 이어지겠지만, 가격 상승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부실 부동산 PF대출과 글로벌 정세 불안감 고조,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중단, 고금리 지속 이슈 등이 거래 시장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진 팀장은 “부실 PF 만기와 전쟁으로 세계 정세가 흔들리고 있다. 지금 정부에서도 대출 완화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존 임차인들과 실수요자들이 공격적인 매수보다 전·월세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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