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계속 흔들리다 보니…”
NC 다이노스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KT 위즈와 원정 맞대결에서 3-2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KS)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야말로 NC의 ‘폭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경기력이다. NC는 올해 정규시즌 막바지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와 불꽃 튀는 순위 다툼 끝에 4위로 시즌을 마쳤다. 다소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시작했지만,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후 NC는 달랐다.
NC는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그야말로 두산 마운드를 폭격하며 준플레이오프(준PO)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준PO에서는 SSG 랜더스를 상대로 ‘스윕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NC는 와일드카드부터 준PO까지 매 경기 홈런포를 쏘아 올릴 정도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고, 이 흐름은 PO로도 연결됐다.
NC는 지난 30일 KT와 PO 1차전에서도 화력이 불을 뿜었다. 특히 올 시즌 중반 KBO리그로 돌아온 뒤 ’12승 무패’로 승률왕 타이틀을 손에 넣은 윌리엄 쿠에바스를 두들기며 무려 7점을 뽑아내며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손에 쥐었고, ’20승 에이스’ 에릭 페디를 앞세워 9-5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날은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NC는 선발 신민혁이 6⅓이닝 동안 투구수 81구,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승리까지 손에 넣는 역투를 펼쳤다. 타선에서는 박건우가 선제 투런포를 작렬시켰고, 김주원이 3루타와 함께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오윤석의 타구를 ‘슈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는 엄청난 수비를 선보이며 가을무대 무패 행진을 달렸다.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강인권 감독은 “너무 힘들고 진정이 안 된다. 경기 초반 박건우의 홈런이 나와 기선제압을 했고, 신민혁의 호투가 있었다. 경기 막판 어려움은 있었지만, 선수들 모두 집중해서 막아냈고 승리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잘 던질 줄은 몰랐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 같다. 신민혁도 호투를 보여줬지만, 김형준의 운영과 투수 리드 모습 덕에 신민혁이 더욱 빛나는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령탑은 마지막 슈퍼 플레이를 선보인 김주원에 대한 칭찬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맞는 순간 안타인 줄 알았다. 수비 위치 선정도 좋았고 김주원의 다이빙도 좋았다. 형들이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는데, 막내인 김주원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NC는 이날 승리로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20년 한국시리즈 4~6차전 3연승과 함께 이번 포스트시즌 6연승을 더하며 9연승을 질주했고, 지난 1987년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1988년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9연승을 내달렸던 해태 타이거즈와 ‘최다 연승 타이’를 기록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 포스트시즌 6연승으로 2000년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7연승을 달린 현대 유니콘스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NC는 오는 3차전을 승리할 경우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 강인권 감독은 “기록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를 하다 보니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2차전까지 잡아내면서 KT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지만, NC도 방심할 수 없다. 와일드카드 때부터 ‘불안 요소’였던 ‘마무리’에 대한 고민이 이날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용찬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4-6으로 크게 앞선 9회초 3점을 헌납했고, 준PO에서도 3경기에서 2세이브를 수확했으나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은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적시타를 맞는 등 경기를 매듭짓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강인권 감독은 이날 준PO MVP로 선정된 김영규를 기용하지 않았던 것에 “김영규가 팔이 깔끔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류진욱과 이용찬 둘을 활용해 마무리했어야 했다”며 이용찬에 대해 “구위가 떨어졌다고 보진 않는다. 계속 흔들리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 그래도 팀의 형으로서 힘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NC는 무리해서 3차전을 잡아낼 생각은 없다. 예정대로 태너 털리가 선발로 출전하며, 페디의 경우 3차전 불펜으로 대기하는 일은 없을 전망. 강인권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대한 질문에 “아직 체감하지 않고 있다. 3차전 준비하고 빠른 시일 안에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