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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 영화 ‘녹야’로 억압받는 여성들에 위로와 용기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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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일보
지난달 8일 부산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중국 배우 판빙빙이 아주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아주일보]

중국 배우 판빙빙과 한국 배우 이주영이 주연한 영화 ‘녹야’가 1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판빙빙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중국의 인기 영화 배우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의 최신 작품 ‘녹야’는 지난 10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녹야에서 판빙빙은 처음으로 한국어 대사로 동성애 연기를 시도해 도전적인 자세와 열정을 보였다.
 
그녀는 영화 속 캐릭터 ‘진샤’의 감정 변화를 민감하게 그려냈다. 수동적으로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다. 암흑 속을 헤매는 듯한 삶을 살던 진샤는 ‘초록머리 여성’을 만난다. 마치 새롭게 태어난 모습으로 변화하는 감정선을 뛰어난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진샤의 복합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 배우로서 깊은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판빙빙은 영화 ‘녹야’ 부산국제영화제 관련 행사를 마친 뒤, 부산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아주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녹야’의 촬영 과정, 배우로 활동하는 소감, 향후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답했다.

인터뷰 당일, 판빙빙은 시크한 블랙 슈트를 입었다. 청초한 메이크업과 진홍빛 입술로 세련된 이목구비는 더욱 빛났다. 그는 아주일보 독자들에게 “한국을 다시 방문해 신작 ‘녹야’를 한국 팬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 응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한국에서 더욱 멋진 작품들을 많이 선보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판빙빙은 “7~8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떠오른다”며 “부산은 정말 멋진 도시다. 놀거리도 풍부하고 음식도 산해진미를 이룬다. 경치 또한 매우 아름답다. 이번에 오랜만에 부산을 방문해 많은 새로운 친구들과 오랜 친구들을 만났다. 게다가 사랑스러운 팬들도 만나 아낌없는 조언과 사랑을 받아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에도 부산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터뷰에서 판빙빙은 진샤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웠다. 여행객에게 어떻게 보안 검사를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직업 규칙도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녹야’는 인천항 여객터미널 검색대에서 일하는 중국 이민여성 진샤(판빙빙)가 우연한 계기로 만난 초록머리 여성(이주영)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판빙빙은 촬영기간 “이주영과의 연기 호흡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주영은 매우 우수한 배우”라며 “그녀와 함께 연기하는 게 정말 즐거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주인공 간에 주고받는 대사가 많았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친해지기까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역할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영화 캐릭터인 진샤와 초록머리 여성은 처음엔 서로 낯선 존재였지만, 빠르게 서로에게 익숙해졌으며 이 모든 변화가 단 하루 만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진샤가 초록머리 여자에 대한 경계와 두려움의 감정에서 의존과 갈망으로 변화되는 감정선이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판빙빙의 복귀작 ‘녹야’는 “두려워 하지 말라 여성들이여”라는 주제가 담긴 영화다. 판빙빙은 오직 여성만이 여성을 진정으로 돕고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도 여전히 사회적, 문화적 관념으로부터 억압 받는 여성들에게 그녀는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더욱 강해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문제에 대해 용감하게 대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부 관객들은 ‘녹야’의 구성이 영화 ‘헤어질 결심’과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두 작품 모두 ‘이방인’이라는 집단에 집중하며, 주인공은 여성 캐릭터, 장르가 미스터리를 다룬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그러나 판빙빙은 영화 ‘녹야’가 여성들 간 구원과 연대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진샤와 초록머리 여성은 서로 연대하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한다. 과거 그림자에서 벗어나 용기를 되찾으며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판빙빙은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뜻밖의 등장 후 강제규 감독 및 여러 유명 한국 배우들과 차례로 만났다. 이후 한국 드라마 ‘인사이더’에서 악역으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에서의 활동이 빈번한 만큼 공식적인 활동 계획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판빙빙은 “현재까지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협상이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 더욱 많은 협업의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배우 중 누구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냐는 질문에는 배우 송강호를 언급했다. “송강호는 연기력이 탁월한 배우다. 이전에 영화 ‘기생충’과 ‘괴물’을 감상한 적이 있는데 그의 연기가 매우 훌륭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송강호 배우와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장르나 배역이 있는냐는 질문에는 “실제로 다양한 역할을 시도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사극부터 현대극까지, 황후에서 시골 여자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전부 연기해봤다. 당장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역할은 없지만, 그저 좋은 작품과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의 대답에서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올곧은 신념을 엿볼 수 있었으며, 앞으로 더욱 많은 도전과 기회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드러났다.
 
영화 ‘녹야’의 한슈아이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판빙빙은 “첫 호흡이었지만 우리는 빠르게 친해졌고, 촬영 또한 매끄럽고 즐겁게 진행됐다. 나는 한슈아이 감독이 매우 강단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겉으로는 과묵하고 조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강인한 사람인 것 같다. 한슈아이 감독은 작품 속 진샤에게 용기를 부여해 줬을 뿐만 아니라 내게도 커다란 용기를 북돋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은 영화계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다. 또한 배우들에게도 더 많은 성장과 영감을 안겨주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CP-2023-007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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