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 10월19일 공연에서 1막 하이트라트 장면인 샹들리에 추락 장면 오류가 발생했다. 제작사는 공연 종료 직후 전체 관객에게 티켓값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불해주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5일과 12일에는 ‘오페라의 유령’ 대표곡인 ‘오페라의 유령’(The Phanthom of the Opera) 장면에서 주요 오브제인 배가 등장하지 않았다. 해당 장면에서 배를 타고 등장했어야 할 배우들이 직접 걸어서 무대에 올랐다. 이날은 전체 환불 없이 공연이 이어졌고, 2막을 관람하지 않고 퇴장하는 관객들에 한해 환불 조치가 됐다.
ⓒ에스앤코
최근 한 작품에서 기계 결함으로 인한 이슈가 연이어 터지면서 관객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비단 ‘오페라의 유령’ 뿐만 아니라 뮤지컬 무대 세트가 기계화, 자동화되면서 이에 따른 오류가 잦다.
최근만 해도 뮤지컬이 기계 결함으로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거나, 심지어 일시 중단된 사례가 넘쳐난다. 앞서 ‘시카고’는 자막기 오류로 110%환불을 진행했고 ‘렛미플라이’는 무대 붕괴 사고로 공연이 중단돼 티켓 가격의 110% 환불에 교통비(1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무대예술 특성상 이 같은 오류를 고려하더라도,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환불 규정이 제각각이라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 더구나 한국 뮤지컬 시장은 최근 티켓값이 최고 20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높은 티켓값을 지불하고 그에 맞는 공연의 품질은 보장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공연 관계자들 역시 “라이브 공연의 특성”이라고 말하지만, 환불 관련 규정이 명확해야 한다는 점에선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공연 관계자는 “제작사에서도 최대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여러 논의를 거치고, 돌발적 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한 프리뷰 기간을 두기도 한다. 그럼에도 뮤지컬은 현장예술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이런 라이브 공연이라는 점을 감안한 명확한 환불 규정이 생긴다면 관객들과 제작사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갈등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계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고시한 ‘영화관람 표준약관’을 준수하고 있다. 영화 상영과 관련해 상영 전 티켓 취소, 상영 중 돌발상황이나 사고 발생시 중단 여부, 횟수, 지연 시간 등을 고려한 환불 금액을 정확히 표기해 기준을 마련해뒀다. 물론 뮤지컬도 아예 기준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은 공연이 30분 이상 중단된 경우에 한해 티켓 전액을 환불하도록 하고 있다. 30분 미만 중단된 경우에는 제작사 자율로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뮤지컬 팬이라는 A씨는 “라이브라는 공연의 특성을 이해못하는 건 아니다. 다만 ‘제작사 자율’이라는 폭넓고 명확하지 않은 규정이 아닌,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매번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사과문으로 때우는 제작사, 무조건 환불해 달라면서 떼쓰는 관객들의 갈등을 보는 것 역시 다른 관객들에겐 굉장한 피로감으로 다가온다. 한국 뮤지컬 시장이 산업적 측면에서 더 성장하려면 이러한 기준 마련이 우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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