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장충, 권수연 기자) “조금 놀랐지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쁩니다”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0(25-22, 26-24, 25-23)로 제압했다.
직전 경기인 정관장전 역스윕패, 개 중에서도 4세트 ‘7-25’의 악몽을 훌훌 털어버린 경기였다.
이 날은 ‘티켓파워’도 함께 터졌다. 총 관중 3,438명을 기록하며 올 시즌 여자부 첫 매진을 기록했다.
옐레나 19득점, 김연경 18득점으로 쌍포가 굳건히 자기 역할을 해냈고, 이 날 레이나가 중원에 들어오며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현재 흥국생명은 미들블로커 두 명이 모두 부상이다. 이주아가 지난 경기 블로킹 도중 손가락 부상을 입었고, 김채연은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이에 아본단자 감독은 텅 빈 해당 포지션에 레이나를 투입했다. 레이나는 본디 아웃사이드 히터지만 이 날 중원에서 블로킹 포인트를 만들며 듀스 접전에서 상대의 기를 꺾었다. 블로킹 2포인트를 포함해 총 8득점, 공격성공률 75%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레이나는 프로로 전향한 이후 미들블로커 경험이 없다. 고교시절 3개월 정도 거친 것이 전부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자리한 레이나는 “GS칼텍스가 간단치 않은 팀이라 생각했는데 지난 번 정관장 결기 결과로 많은 훈련을 거쳤다. 원정경기를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존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에서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리시브에서 생각보다 고전했고, 득점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레이나는 “기존에는 김미연이 자리를 잘 잡고 있어 안정된 팀이라 생각했다”면서도 “감독님이 팀에서 부족한 부분을 도와달라고 말씀하셨지만 미들블로커로 들어가게 되어 놀랐다. 그래도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이 날 18득점(공격성공률 69.57%)을 터뜨린 김연경은 레이나에 대해 “공격력과 점프 탄력이 워낙 좋다”며 “합류하고 부상이 좀 있어 훈련이 길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점점 더 좋아지겠다”고 호평했다.
분위기와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원정경기다. 하지만 이 날 셧아웃 승을 거둘 정도로 경기내용이 매끄러웠다. 범실이 적은 점이 승리에 큰 몫을 보탰다. 이 날 옐레나는 범실 2개, 김연경이 1개만을 기록했다. 옐레나의 공격 해결력도 준수했고 특히 아본단자 감독은 이원정의 토스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연경은 이 부분에 대해 “(세터가 잘 해준 것이) 맞다. 세터의 볼이 잘 오면 공격수가 잘 때릴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 그게 리시브에도 반영이 됐을 것이다”라며 “결국 (배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도와서 다 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하는데, 그 부분이 잘됐다”고 짚었다.
또 그는 “(지난 정관장전은) 다 이긴 경기를 놓쳐서 선수들끼리 반성도 하고, 경기를 복기하며 어떤 부분에서 잘 안됐는지 돌아봤다. 우리 집중력이 갑자기 흩어지면 반격이 들어오기에 그런 부분을 집중해서 하면 이길 수 있는 팀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 날 2세트에서 하이라이트 블로킹을 선보인 레이나에게 와락 올라타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해당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안기려고 했는데 제가 무거웠는지 넘어졌다”고 입을 열었다. 곁에서 통역의 말을 듣던 레이나가 “놀라서, 놀라서 (넘어졌다)”라고 해명(?)에 나섰고, 김연경은 “(레이나가) 강한 줄 알았는데 이제 안기면 안될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한편, 흥국생명은 오는 11월 4일,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1라운드 마지막 대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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